3대 명루 밀양 ‘영남루’ 옛 영광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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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절경을 간직한 경남 밀양 '영남루'(보물 147호)가 60여 년 만에 다시 국보로 지정 예고된 가운데 밀양시는 종합관리계획을 마련하고 영남루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지난해 밀양시의회는 '영남루 국보 승격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국회와 문화재청을 비롯한 중앙 관련 기관에 보냈고, 밀양시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사진 축전에서 '밀양 영남루 국보 승격 기원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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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강 절벽 수려한 경관으로 정평
역사-건축학-인문학적 가치 높아
“정비계획 세우고 관광 활성화”
● 반세기 만에 다시 국보 승격
문화재청은 현재 보물로 지정된 누각 건물인 밀양 영남루와 강원 삼척 죽서루를 국보로 승격해 지정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두 문화유산은 영남과 강원 지역의 대표적인 누각으로 건축적 가치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 방문해 시문을 남기는 등 학술적 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의견 수렴을 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지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팔작지붕 아래로 정면 5칸, 측면 4칸의 누각인 밀양 영남루는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돌벼랑 위에 있다.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라는 현판에 걸맞게 밀양강 절벽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이름났다. 문화재청과 밀양시에 따르면 영남루는 통일신라 때 사찰 영남사의 부속 누각에 기원을 두고 있다. 고려 때 절은 폐사되고 누각만 남아 있던 것을 1365년 밀양부사 김주(1339∼1404)가 중창해 영남루라 칭했다고 한다. 이후 수많은 명사가 시문을 남겨 영남루에 걸린 시판이 300여 개에 이르기도 했다고 한다. 화재, 전쟁으로 몇 차례 소실됐다가 1844년 중건된 후 현재까지 남아 있다.
영남루는 평양 부벽루(浮碧樓), 진주 촉석루(矗石樓)와 함께 조선 시대 3대 명루로 꼽힌다. 조선 시대 지방 관영 누각 건축을 연구하는 데 있어 귀중한 자료로도 손꼽히지만 그동안 순탄치 못한 평가를 받아왔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1955년 국보로 승격됐다. 1962년에 문화재보호법이 만들어졌고 정부가 이 법에 근거해 문화재를 재평가하면서 다시 보물로 내려앉았다. 국보로서의 평가를 반세기 넘어 60여 년 만에야 되찾게 된 것이다.
● 재승격 총력전 펼친 밀양시 “종합관리계획 마련”
밀양시는 영남루 국보 재승격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다. 2014년 밀양시는 첫 번째 국보 승격을 추진했지만 문화재위원 전원 반대로 실패했다. 밀양시는 2년 뒤인 2016년 재도전을 했지만 문화재청 현지 실사 이후 국보 승격 관련 신청서를 자진 취하했다. 당시 시민운동 차원에서 국보 승격 운동까지 벌였지만, 문화재위원회의 부정적 기류를 확인하고 재신청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밀양시는 지난해부터 총력전을 펼치며 다시 한번 국보 승격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밀양시의회는 ‘영남루 국보 승격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국회와 문화재청을 비롯한 중앙 관련 기관에 보냈고, 밀양시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사진 축전에서 ‘밀양 영남루 국보 승격 기원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밀양시와 밀양문화원,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영남루 국보 승격을 염원하는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해 영남루의 역사·건축학·인문학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보 승격 의지를 다졌다.
밀양 영남루가 국보로 지정되면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양산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 통영 세병관에 이어 경남의 네 번째 목조건축물 국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밀양시는 영남루를 중심으로 관아지 및 읍성을 연계한 주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영남루는 밀양시민의 자랑이자 자부심인 만큼 관리 계획을 마련해 시내권 관광 활성화와 연계해 그 가치와 의미를 전국에 널리 알려 나가겠다”며 “국보로서 손색이 없도록 보존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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