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45> 원호의 첫 번째 정규앨범 ‘The Flower Time Machine’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3년 3월 발표된 원호의 첫 번째 정규앨범 'The Flower Time Machine'은 나만 몰래 찾아 듣기엔 죄책감이 들어서 틈틈이 주변 사람에게 열심히 퍼뜨리고 있는 앨범이다.
세상에 좋은 음악은 넘쳐나지만 들을수록 다채롭고 기묘한 매력으로 귀에 감기는 음악을 발견하는 건 흔치 않다.
동료 뮤지션들과 음악 마니아들에게 극찬받고 있지만 올해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만큼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아 자세한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년 3월 발표된 원호의 첫 번째 정규앨범 ‘The Flower Time Machine’은 나만 몰래 찾아 듣기엔 죄책감이 들어서 틈틈이 주변 사람에게 열심히 퍼뜨리고 있는 앨범이다. 세상에 좋은 음악은 넘쳐나지만 들을수록 다채롭고 기묘한 매력으로 귀에 감기는 음악을 발견하는 건 흔치 않다. 인터넷 검색창에 ‘원호’를 검색하면 보통 인기 아이돌 그룹 출신 솔로가수에 대한 정보만 줄줄이 나오니 ‘원호와 타임머신’이란 밴드 이름으로 검색하는 편이 좋다.
동료 뮤지션들과 음악 마니아들에게 극찬받고 있지만 올해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만큼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아 자세한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1960~70년대 유행했던 영미권의 사이키델릭 록 밴드들의 명반을 연상시키는 알록달록하고 정감 가는 앨범커버 일러스트가 우선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미 핸드릭스부터 산울림, 신중현, 시인과 촌장, 김정미, 들국화 등 오래된 LP바에서 흐를 것 같은 추억 어린 옛 음악들이 연상되는 11곡이 빼곡하다.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발라드 ‘그리움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면’ 같은 곡에선 ‘잔나비’가 연상되기도 한다. ‘봄비’는 무려 12분이 넘는 대곡으로 한국적인 아트록을 선보인다. ‘춤’과 ‘투명인간’은 작렬하는 ‘전자기타’로 왕년의 청춘들을 열광시키던 인기 ‘그룹사운드’들의 뜨거운 영광의 시절을 마술처럼 재현해 낸다. 레트로 느낌으로 옛 음악을 재현하는 뮤지션이 그동안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반복해 들을수록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1960~70년대 음악 스타일은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다고 해도, 이 시절 음악의 진득한 감수성을 아직 앳돼 보이는 MZ청년이 어떻게 ‘찐 아재’들의 심금을 울릴 정도로 재현해 낼 수 있을까? 어쩌면 앳된 얼굴의 진짜 옛날 사람일 수도 있겠다. ‘원호와 타임머신’이란 밴드 이름처럼 ‘신원호’라는 청년은 우연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이 시대로 온 것이 아닐지 하는 마치 웹소설 같은 황당한 가설까지 떠오른다.
원호의 ‘The Flower Time Machine’은 누구든 간편하게 시간여행을 체험할 수 있다. 망설이지 말고 함께 그 시절로 떠나보자.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