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춘의 빚, 청춘의 덫으로 코 앞에 왔다
청년층의 가계빚 악화가 예사롭지 않다. 채무부담율, 연체율, 취약차주 비율 등 모든 수치가 악화되고 있다. 올 2분기 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은 262%다. 2019년과 비교하면 39%포인트 상승했다. 중장년층이 35%포인트, 고령층이 16%포인트 였다.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연체율도 악화되고 있다. 90일 이상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다. 같은 올 2분기 청년 연체율이 0.58%로 지난해 동기 대비 0.17%포인트 늘었다.
더 걱정인 것은 청년층의 취약차주 추세다.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 상태이거나 저신용자 상태다. 연체율 가운데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5.80%에서 8.41%로 치솟았다. 잠재 청년 취약차주 비율도 많아졌다. 지난해 2분기 17.2%에서 올 2분기 17.8%로 상승했다. 0.6%포인트라고 가벼이 볼 게 아니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층의 잠재 취약차주 비중은 0.3%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모든 지표가 청년 빚의 심각성을 가리킨다.
대책을 내라고 말한다. 고용 사정 악화나 주거확보 정책 등의 거대 담론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가. 통계가 도출하는 결론은 다르다. 냉정하게 말해 청년층 스스로의 자각 외에 답 없다. 올 2분기 청년 1인당 가계 대출금이 7천900여만원이다. 이 중에 주택 관련 대출금이 70%를 차지한다. 자금조달계획서 기준 연령별 주택 매입 비중도 그렇다. 청년층이 33.1%로 가장 높다. 여전히 젊은층들은 ‘영혼까지 끌어 모으고, 빚 내서 던지는’ 투자에 빠져있다.
과거엔 이렇지 않았다. 주택 대출의 핵심은 40대였다. 20, 30대 시드머니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40대에 주택 구입을 본격화했다. 더구나 최근처럼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때는 2030 대출은 크게 위축되는 경향이 일반적이었다. 최근 경향성이 이와는 정반대다. 이런 예는 없었다. 2030 청년층 대출이 광기를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주택 마련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청년층까지 국가와 사회가 보전해줘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청년층 빚은 사회의 시한폭탄이다. 미래 불확실성을 높이는 불안 요소다. 그렇더라도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놓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금리가 금방 예전처럼 연 1%대로 떨어질 것 같지 않다. 레버리지(대출)로 (투자)하는 분이 많은데 경고하겠다.” 이 경고의 중심에 2023 청년층의 영끌, 빚투가 있음은 물론이다. 청춘의 빚이 청춘의 덫으로 다가오고 있다. 모든 통계가 이 길을 가리키고 있다. 시간이 임박함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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