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마약 지금 안 잡으면 북한꼴 난다

송봉선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2023. 10. 3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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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마약이 ‘빙두’라는 이름으로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확산돼 있다. 양강도·자강도 등 북부 지역에서 외화벌이용 양귀비를 대량 재배하고, 일반 집에서도 가정 상비약용으로 양귀비를 몇 그루씩 재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약 중 대표적인 것은 메스암페타민 물질인데, 당이 운영하는 마약 공장에서 노동자·간부들이 일부를 빼돌려 밀수업자를 통해 중국으로 팔아 넘기기도 하고 북한 내부에도 판다고 한다.

북한이 마약을 대량으로 만들게 된 것은 마약 밀매로 연 5억달러 이상의 외화벌이 사업을 위해 양귀비 재배를 확산했기 때문이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는 북한 당국 주도로 마약을 제조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흥남제약공장, 순천제약공장, 상원만년제약공장 등을 꼽았다. 외화 획득을 위해 당 차원에서 제조하다 보니 북한산 마약은 순도가 매우 높아 국제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렇게 당국이 통제하던 북한 마약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급속도로 주민 사이로 번져 나갔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한다. 우선 국가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보건의료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에서 항생제, 진통제 같은 필수 의약품을 구할 수 없게 되자 마약이 대신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다. 또 공장이 멈추면서 일자리를 잃은 기술자들이 개인적으로 마약 제조에 나서면서 민간을 대상으로 판로를 개척하게 된 것이다.

최근 국내 마약사범이 10·20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 유통 마약 중 북한산도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처음 마약 생산에 손을 댄 후 전국으로 확산되는 데 불과 30년도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초기에 뿌리 뽑지 못하면 마약이 창궐하는 북한과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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