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 전폭지지 바이든, 진영내 이상기류 직면

조준형 2023. 10. 30. 23: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상원의원 20여명, 가자지구로의 연료공급 등 촉구 성명
민주 지지층내 바이든 지지 11%p 하락도 중동상황과 관련 추정
이달중순 이스라엘서 네타냐후와 회담하는 바이든 [텔아비브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jw@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하마스와 전쟁중인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해가며 '물심양면'으로 전폭적 지원을 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진영 내부'의 이상 기류에 직면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하마스로부터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이 최근 하마스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지상전에 돌입한 가운데,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과 인도주의 위기 고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자기 진영 안에서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1천4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당한 이스라엘에게 반격권이 있음을 강조하고, 군사적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민간인 희생자가 늘고 인도적 위기가 심화함에 따라 민주당 내부와 지지층 사이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도 전시 국제법을 시종 강조하며 민간인 희생 최소화를 거론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 이스라엘의 반격권을 인정하는 기본 입장 하에, 휴전 촉구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입장은 '중재자'나 '균형자' 보다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크리스 밴 홀런(메릴랜드), 제프 머클리(오리건) 등을 포함한 민주당 상원 의원 20여 명은 이스라엘, 이집트, 유엔 등과 협력해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는 가자지구에 연료를 공급할 것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촉구하는 성명을 지난 27일 발표했다.

병원을 운영할 연료마저 바닥나는 등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가자지구 봉쇄를 완화하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하라는 요구이기도 했다.

의원들은 또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명을 주도한 머피 의원은 29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해야 하며, 하마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미국이 전쟁 비용의 큰 부분을 지불하려 한다면 우리는 전쟁 계획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작전이 장기화하고, 민간인 피해가 확산하면 제거한 하마스 대원만큼의 신규 하마스 대원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에 동참한 브라이언 샤츠(하와이) 의원은 28일 한동안 이어진 가자지구의 통신 단절을 "깊이 우려한다"며 즉각적인 복구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지층 이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지지해온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워싱턴주)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면적 이스라엘 지지가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떠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야팔 의원은 NBC 방송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이슈에서 용기가 있었는데, 이 문제에도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갤럽이 2∼23일 실시한 조사결과 바이든 대통령 업무수행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의 긍정 평가가 75%로 집계되면서 9월 조사(86%)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했는데, 여기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바이든 행정부 기조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 가능성이 유력한 내년 대선 전망이 썩 밝지 않은 상황에서 '집토끼' 관리에 비상이 걸린 형국이다.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각각 한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간인 보호와 가자지구 지원물자 공급 확대를 특별히 강조한 것은 이 같은 기류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2개의 전쟁에 동시에 관여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지원 문제를 놓고도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백악관은 지난 20일 의회에 1천50억 달러(약 142조원)대 안보예산을 신청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액 614억 달러(약 83조원)와, 이스라엘 지원액 143억 달러(약 19조 원)를 각각 편성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둘러싸고 공화당 내부와 여론에서 반대가 작지 않은 터에, 대이스라엘 지원은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9일 방영된 CBS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에 전투 인원을 파견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거듭 밝혔다.

jhcho@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