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톈안먼 사태’ 우려해 리커창 추모열기 막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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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지난 27일 별세한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를 애도하는 대규모 추모를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프랑스 언론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RFI) 중국어판은 "리 전 총리의 별세가 '제2 톈안먼 사태'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해 당국이 대규모 추모행사를 막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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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리커창 총리 추모 집회 금지령
중국 당국이 지난 27일 별세한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를 애도하는 대규모 추모를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집권과 경제 침체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반발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리 전 총리에 대한 추도 움직임이 집권층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며 ‘제2 톈안먼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30일 프랑스 언론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RFI) 중국어판은 "리 전 총리의 별세가 ‘제2 톈안먼 사태’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해 당국이 대규모 추모행사를 막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당국의 통제를 받는 최대 포털 바이두와 대표 SNS 웨이보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 목록에 리 전 총리의 별세와 관련 소식이 등장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들 역시 리 전 총리의 사망 관련 보도를 짤막하게 보도하는 등 추모 분위기가 커지는 것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상태다.
리 전 총리의 죽음을 둘러싼 이런 미묘한 분위기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추모 분위기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중국의 여러 대학은 학생들에게 리 전 총리 추모 집회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을 향한 이같은 의혹의 눈길에는 근거가 있다. 1989년 6월 톈안먼 민주화운동은 개혁파로 분류된 후야오방 당시 총서기가 그해 4월 중난하이에서 소집된 중앙정치국 회의에 참석했다가 갑자기 심장병 발작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나자 수십만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광장에 몰려들면서 촉발됐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지도자 추모 행사가 대규모 시위로 번졌던 전례는 또 있다. 1976년 당시 저우언라이 총리 사망을 계기로 일어난 추모 행사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을 비판하는 ‘4·5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리 전 총리의 고향인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옛 주택 앞에는 28일부터 많은 주민들이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 참배했다. 지금 살던 집 앞에도 조화가 쌓여 있는 모습이 SNS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리 전 총리는 시진핑 1인 독주 체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결정적 시기마다 한 번씩 소신 발언을 해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 추모 열기가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 표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 바 있다.
프랑스 ‘르 피가르’는 "리 전 총리의 별세는 중국의 외교, 국방부장(장관)이 면직되고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혼란의 시기’에 일어났고, 중국 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까지 겹쳤다"면서 "리 전 총리의 시신(사망)은 ‘중국 경제 (성장) 기적의 종말’을 의미하고, 이는 중산층의 조급함과 우려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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