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전 총리 추모 열기 고조…중국 온라인은 ‘통제’
[앵커]
사흘 전 심장마비로 사망한 리커창 전 총리를 추모하는 열기가 중국에서 고조되고 있습니다.
어릴 적 살았던 집 부근에 추모객들의 조화가 가득 쌓여 있다고 하는데, 리 전 총리 사망은 중국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선 사라졌습니다.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한 학생이 리커창 전 총리가 어릴 적 살았던 집을 찾아 조화를 올립니다.
밤낮으로 조문객들이 몰려들더니, 집 앞 골목이 조화로 뒤덮여 지나다니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리 전 총리가 우리의 도지사 격인 당 서기를 지낸 허난성에서도 추모 행사가 잇따랐습니다.
[허난성 정저우시 추모행사 : "(총리!)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부디 편안하시길."]
리 전 총리의 모교인 베이징대는 학교 신문을 통해 "리 전 총리는 베이징대의 걸출한 동문' 이라며, '교수와 학생들이 깊은 슬픔에 잠겼다'고 애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와 인터넷상에서는 이런 추모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선 그제까지 1~2위를 다투던 '리커창 전 총리 사망' 관련 검색어들이 검색 순위에서 모두 사라졌습니다.
실제로 한 중국 대학의 통지문엔, 침통한 심정을 표현하려면 '공산당이 배포한 부고'만 게시하라며 온·오프라인 단체 추모 활동은 엄격히 금지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베이징의 한 대학 교수도 KBS와의 통화에서 "리 전 총리와 관련된 발언을 자제하고, 학생들의 활동을 주시하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리 전 총리가 시진핑 주석과 경쟁 관계로 알려졌던 만큼 중국 당국이 추모 분위기 확산을 경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1976년 저우언라이 총리, 1989년 후야오방 총서기 사망 때도 추모 열기가 기폭제가 돼 각각 1·2차 천안문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정책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리 전 총리.
중국 당국은 장례 일정조차 발표하지 않은 채 내부 단속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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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 기자 (shiny33@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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