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소개한 ‘현장 절규’…”소상공인, 마치 은행의 종노릇”

김수정 기자 2023. 10. 3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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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을 강조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전한 소상공인들의 '은행 종노릇' 발언과 관련해 '은행주들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질문에 "현장의 목소리를 우리 국무위원, 다른 국민에게도 전달해 드리는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라 어떠한 정책과 직접 연결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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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대통령실이 들은 ‘민심’ 전해
“고금리로 소상공인 일한 돈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쳐”
“외국인 임금 동일 지급 ILO 조항 탈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
대통령실 관계자 “현장 목소리 전달…정책 결정한 것은 아냐”

‘민생’을 강조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시중은행들이 이자 이익으로 올해 3분기까지(1~9월) 30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저도 지금보다 더 민생현장을 파고들 것이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청취한 ‘현장의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참모진들이 36곳의 민생 현장을 방문해 청취한 국민들의 목소리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김 실장과 수석, 비서관, 행정관은 소상공인을 만나고 복지 행정이 이뤄지는 민생 현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식당에서는 끝없이 올라가는 인건비에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ILO(국제노동기구) 조항에서 탈퇴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비상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또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려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밖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규제 완화, 인파 밀집지역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 등도 현장 목소리로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실의 현장 방문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각 부처의 장관, 차관, 청장, 실국장 등 고위직은 앞으로 민생 현장, 행정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탁상정책이 아닌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국민들은 정부 고위직과 국민 사이에 원자탄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콘크리트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벽에 작은 틈이라도 열어서 국민들의 숨소리, 목소리 일부라도 전해지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장관들이 주도적으로 일정 관리를 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전한 소상공인들의 ‘은행 종노릇’ 발언과 관련해 ‘은행주들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질문에 “현장의 목소리를 우리 국무위원, 다른 국민에게도 전달해 드리는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라 어떠한 정책과 직접 연결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30조9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8조8052억원)보다 7.4% 늘어난 수치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야권에서는 유럽 일부 국가처럼 금리 상승기에 예대마진으로 많은 이익을 거둔 은행에 대해 ‘횡재세(초과이득세)’를 거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종합국감에서 “어떤 방법이 좋은지는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게끔 종합적으로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이익과 관련한 국민 고통 지적을 인지하고 있어서 여러 노력을 해오고 있으나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각국의 여러 정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내국인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ILO 탈퇴를 검토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실이 현장에서 들은 얘기를 윤 대통령이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며 “어떤 정책적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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