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북 ‘소방수’ 파격 영입
정의선 회장 팀 재건 강력한 의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파격적인 신임 단장 영입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전북은 30일 이도현 전 대한양궁협회 사무처장(사진)을 새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 단장은 “명문 구단 전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잘해온 부분은 더 잘할 수 있게 하고, 부족한 부분은 팬들의 눈높이에 맞춰 나갈 수 있도록 사무국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단장은 31일부터 출근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이 단장은 스포츠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2002년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에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입사한 뒤 능력을 인정받아 홍보팀장과 사무국장을 차례로 지냈다. 현대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을 7번 우승해 프로농구 최다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그중 6번의 우승을 이 단장이 함께했다.
농구단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이 단장은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이 회장사인 대한양궁협회로 옮겨 기획실장과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이 시기 아시아양궁연맹 활동까지 병행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다양한 기획으로 아시아 양궁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궁협회에서는 이 단장을 내주는 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 단장이 유능한 인재였기 때문이다. 젊고 유능한 스포츠 행정가인 이 단장의 파격 선임은 올 시즌 성적 부진 속에 어수선한 팀을 확실히 재건하라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전북은 지난해 4월 백승권 전 단장이 자진해 물러난 뒤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가 단장을 겸임해왔다. 하지만 바뀐 업무체계에 전북은 갈팡질팡하는 행보를 보이며 지난해 준우승에 그쳤다. 올해는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김상식 전 감독이 물러나고 6월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영입되는 혼란 속에 힘겹게 파이널A에 올라 있다.
이 단장은 시즌 막바지에 팀을 다잡아 유종의 미를 거두고 새 시즌의 방향을 설계할 과제가 주어졌다.
이 단장이 양궁협회에 몸담고 있던 시절 대한양궁협회는 프로스포츠 구단을 능가하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가장 모범적인 경기단체로 꼽혀왔다. 이 단장 선임으로 전북은 구단 운영 면에서 전문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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