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봉쇄 3주째, 가자지구 '아비규환'...유엔 창고 약탈까지

최영주 2023. 10. 3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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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의 대규모 폭격으로 가자지구 내부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입니다.

완전 봉쇄 속에 주민들이 극한 상황에 내몰리면서 약탈이 일어나는 등 사회 질서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최영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새까맣게 다 타버린 도시,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이스라엘이 폭격의 강도를 한층 높이면서 가자지구 곳곳이 초토화됐습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생존자를 구하기 위한 필사적인 맨손 구조작업이 펼쳐집니다.

[라잡 잘라다 / 가자지구 주민 : 우리는 3시간 동안 지칠 줄 모르고 땅을 파고 있습니다. 제 동생이 몸의 절반이 파묻힌 채 잔해 아래에 갇혀 있습니다.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있어요.]

대규모 폭격으로 통신마저 마비돼 헤어진 가족들은 서로의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아델 아미스 / 가자지구 주민 : 라디오에서 인터넷이 더 이상 안 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화가 끊겼어요. 전화를 걸거나 모바일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신호가 하나도 없습니다.]

완전 봉쇄 3주째, 식량 등 물자가 바닥나자 유엔의 구호물품 창고까지 털렸습니다.

주민 수천 명이 물품창고 4곳에 난입해 생필품을 마구 가져간 겁니다.

유엔 난민기구는 "사회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 위험한 신호"라고 우려했습니다.

[줄리엣 투마 /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 국장 : 가자지구 주민들의 절박함, 좌절감, 두려움, 우려의 정도가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되면서 수돗물도 끊겨 바닷물로 설거지와 빨래를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병원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하루에만 수십 명씩 밀려드는 사상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인데, 연료와 의약품 공급이 끊기면서 가자지구 병원 가운데 3분의 1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사람들은 늘어만 가는데 이들을 묻을 묘지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디아 아켈 / 누 사이랏 공동묘지 직원 : 매일 50~60명, 많게는 70명의 순교자가 묻힙니다. 이제 공동 묘지는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큽니다.

가자지구 내 사망자 수 8천여 명 가운데 어린이 사망자는 이미 3천 명을 훌쩍 넘어서 지난 3년간 세계 20여 개 분쟁지역의 연간 어린이 사망자 수를 넘어섰습니다.

YTN 최영주입니다.

YTN 최영주 (yj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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