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K 폭발한 '다승' 페디, '무패' 쿠에바스 꺾고 선동열 넘었다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격돌한 에이스의 맞대결에서 NC 에릭 페디가 판정승을 거뒀다.
페디는 3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PO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2탈삼진 1사사구 1실점 호투를 펼쳤다. NC는 페디의 활약에 힘입어 9 대 5 승리를 거뒀고, 1차전 승리로 한국 시리즈 진출 확률 78.1%(25/32)를 잡았다.
특히 페디는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역대 PO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11개로 1989년 10월 17일 선동열(해태)이 인천에서 열린 태평양과 3차전, 2020년 11월 9일 플렉센(두산)이 고척에서 펼쳐진 kt와 1차전에서 세운 바 있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양 팀 선발 투수의 맞대결이었다. 올해 정규 시즌 최다승을 거둔 페디가 무패를 달성한 kt의 윌리엄 쿠에바스와 격돌해 눈길을 끌었다.
올 시즌 페디는 다승(20승),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 등 투수 3개 부문을 석권했고, 20승·탈삼진 200개의 위업을 세웠다. 쿠에바스는 12승, 승률 100%를 기록했다.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친 NC는 와일드 카드부터 준PO까지 4경기 전승을 거두고 PO에 올랐지만, 페디는 앞선 4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다.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오른쪽 팔에 강습 타구를 맞고 쓰러진 탓에 회복에 집중해야 했다. 올 시즌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지난 2주간의 공백으로 실점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쿠에바스 역시 포스트 시즌 첫 출전이었다. kt는 정규 시즌 2위에 올라 PO에 직행했고, 지난 10일 두산과 최종전을 마친 뒤 약 3주 만에 실전에 나섰다. 쿠에바스의 선발 등판은 8일 수원 한화전 이후 22일 만이다.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1회부터 득점이 나왔다. 선취점의 주인공은 NC였다.
NC는 1회초 선두 손아섭이 우중간 안타를 친 뒤 박민우가 좌중간 2루타를 날려 무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1사 2, 3루에서 마틴의 뜬공 때 3루 주자 손아섭이 홈을 밟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1회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인 쿠에바스의 투구 수는 무려 29개에 달했다.
뒤이어 1회말 마운드에 오른 페디는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선두 김상수와 황재균을 땅볼로 처리했고, 앤서니 알포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쿠에바스는 2회초 선두 오영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오영수는 쿠에바스의 6구째 시속 149km 직구를 걷어올려 비거리 120m짜리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고, 데뷔 첫 포스트 시즌 홈런의 기쁨을 누렸다. 페디는 2회말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kt는 3회초 치명적인 실수 탓에 고개를 숙였다. 선두 박민우의 타구가 3루수 방향으로 높게 떴는데, 3루수 황재균이 이를 놓쳐 안타가 됐다. 이어 박민우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고, 그 사이 1루 주자 박민우가 홈으로 쇄도했다. NC는 계속된 1사 3루에서 권희동의 적시타까지 더해 총 2점을 추가했다. 스코어는 4 대 0.
앞서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페디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3회말 선두 문상철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첫 실점을 했다. 문상철은 페디의 5구째 시속 153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비거리 115m짜리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kt는 1점을 만회했지만 쿠에바스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4회초 무사 2, 3루 위기에 몰린 뒤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내주고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엄상백이 쿠에바스의 배턴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지난 8월 골절상 이후 69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탓에 영점이 잘 잡히지 않은 그는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건우의 뜬공 때 점수를 내줬다. 결국 아웃 카운트 1개에 그친 채 이상동과 교체되며 마운드를 떠났다.
이상동 역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사 1, 2루에서 권희동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고 2점을 내줬고, kt는 7점 차 열세에 몰렸다. 쿠에바스와 엄상백의 자책점은 각각 2점과 1점 더 불었다. 쿠에바스의 이날 성적은 3이닝 6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7실점이 됐다.
반면 페디는 4회말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력을 뽐냈다. 5회말에는 볼넷과 안타를 1개씩 내줬지만 실점 없이 막았다.
6회에도 등판한 페디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KBO 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선동열과 플렉센을 넘고 PO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운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NC는 9회초 오영수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kt는 9회말 2사에서 배정대가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경기는 NC의 9 대 5 승리로 마무리됐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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