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포기하지 마세요”…생존기간 10년 새 2배↑
[앵커]
췌장암은 일단 진단을 받으면 몇 달을 넘기기 힘든 고약한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 10년 새 생존 기간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매일 텃밭을 가꾸는 71살 박석노 씨는 췌장암 환자입니다.
담당 의사가 6개월밖에 못 살 거라고 했지만, 암 진단 이후 2년 8개월째 건강합니다.
[박석노/2021년 췌장암 진단 : "항암 맞고 와서 밭에서 일해요. 처음에 두 달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숨도 안 차고 연장되는 것 같아. 생명이..."]
항암치료 효과를 본 건데 진단 당시에는 암이 퍼져 있어 수술도 불가능했습니다.
[박석노 : "(수술장에서 개복하니) 간에 9개 정도 점이 있대요. 수술을 못 하니까 그냥 다시 닫은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6개월밖에 못 살 거였대요."]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췌장암 환자 7만 8천여 명의 생존기간에 대한 대규모 추적 관찰을 실시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는 5.5개월에 불과하던 생존기간이 2010년대 후반에는 9.8개월로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60세 미만 췌장암 환자의 경우는 생존기간이 열 달 늘었고, 80세 이상에서도 한 달 더 늘었습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수술 가능한 범위가 넓어진데다, 표준 항암치료에 치료 효과가 우수한 항암 주사가 도입된 영향이 큽니다.
[박병규/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췌장암은) 전국적으로 치료가 사실 표준화되어 있습니다. 2016년 이후에 새로운 약이 도입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된 이후부터 이제 생존율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암 세포 단위에서 좀 더 약의 활성도를 높이는 약이었고요."]
하지만 환자 3명 중 1명은 췌장암 진단을 여전히 '사망 선고'로 인식해 아예 치료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췌장암 생존기간이 늘어난 게 확인된 만큼 환자의 몸 상태와 체력이 양호하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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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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