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탄 공룡’ NC, PO 1차전서 KT 제압...‘가을 야구 5연승’

수원/박강현 기자 2023. 10. 3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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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KT 9대5로 격파
페디, 12탈삼진 위력투

‘가을 야구’에서 공룡에게 패배란 없다.

30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 2회초 NC 오영수가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 NC는 1만6241명의 관중이 들어찬 원정 경기에서 KT를 9대5로 꺾고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웃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을 14대9로 격파하고, 준PO에선 SSG를 상대로 3전 전승 ‘싹쓸이’를 선보인 NC는 지친 기색 없이 가을 야구 5연승을 이어갔다.

승리의 추는 일찍 NC쪽으로 기울었다. NC는 초반부터 몰아치며 주도권을 쥐었다. 1회초 손아섭(35)의 안타와 박민우(30)의 2루타 등으로 만들어진 1사 2·3루에서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28·미국)이 KT 선발 우완 윌리엄 쿠에바스(33·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2회초엔 선두타자 오영수(23)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비거리 120m. 이번 가을 야구에서 7타수 1안타에 그쳤던 그는 부진을 씻어내며 포효했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5회초 NC 손아섭이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NC는 3회초엔 실책운을 봤다. 박민우가 평범한 뜬공을 쳤는데, 3루수 황재균(36)이 잡질 못했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33)가 초구를 받아쳐 3루수를 지나가는 좌전 2루타를 때렸고, 박민우는 빠른 발을 앞세워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이어진 1사 3루에선 권희동(33)이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NC 4-0.

3회말에 KT 문상철(32)이 추격 솔로포를 쏘아 올렸지만, NC는 4회초에 4점을 대거 뽑아내며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주전 포수 김형준(24)의 볼넷, 실책, 폭투 등으로 만들어진 무사 2·3루에서 손아섭이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어 박건우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와 2사 1·2루에서 권희동이 11구 승부 끝에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 등을 묶어 3점을 더 쌓았다. NC 8-1.

NC는 9회초에 한 점을 더 추가하고, KT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배정대(28)가 만루포를 날리는 괴력을 발휘했지만 이후 이상호(34)가 뜬공으로 물러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한 KT는 지난 10일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뒤 약 3주 만에 경기에 나섰다. 그래서 그런지 실전 감각에 문제가 있었다. 실책 2개를 포함해 보이지 않는 수비 실수들이 이어지며 무기력하게 졌다.

기대를 모았던 투수전은 다소 싱거웠다.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NC와 KT의 1차전 경기. 5회말 2사 1,2루에서 NC 선발 에릭 페디가 KT 김상수를 삼진 아웃으로 잡고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정규시즌 투수 부문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에 오르는 등 ‘수퍼 에이스’로 군림한 NC 우완 에릭 페디(30·미국)는 변함없는 위력을 선보였다.

지난 16일 타박상을 입고 2주 만에 등판한 그는 1·2회 연속 삼자범퇴를 포함해 6이닝 3피안타 1실점하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페디는 탈삼진을 12개나 기록했는데, 이는 PO 역사상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진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89년 선동열(해태)과 2020년 크리스 플렉센(두산)의 11개였다.

페디는 “그동안 최대한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힘을 썼다. 일찍 타선이 지원해줘 기분 좋게 던질 수 있었다”며 “가을 야구에서 5승무패다. 가을 야구 시작 전에 나는 팀들이 우리와 맞붙는 걸 두려워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우린 그걸 증명해내고 있다”고 기뻐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페디는 우리가 항상 기대했던 것만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부상 때문에 염려했던 부분이 있는데, 이에 상관없이 좋은 투구를 보여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디 다음으로 뒤이어 등판한 김영규(23), 류진욱(27), 이용찬(34) 등은 승리를 지켜냈다. 이용찬은 김시훈(24)이 자초한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 소방수로 투입돼 KT 배정대에게 그랜드 슬램을 허용했지만, 이후 타자를 뜬공으로 잡아냈다.

30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반면 정규시즌 ‘승률왕(12승·승률 1.000)’ KT 선발 쿠에바스는 3이닝 6피안타 7실점(4자책점)으로 힘을 쓰지 못하며 일찍 무너졌다. KT 투수진은 NC 타선에 총 13개의 안타를 헌납했다. NC 손아섭, 권희동, 오영수는 3안타씩 책임지는 등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저희가 선발 싸움에서 초반에 주도권을 뺏기고 분위기 넘겨주는 바람에 경기 전체도 내줬던 것 같다”며 “마지막에 만루홈런이 나와서 그래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차전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NC는 선발 투수로 신민혁(24), KT는 웨스 벤자민(30·미국)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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