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페디, 6이닝(98구)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 'PO 최다 탈삼진 신기록' KT, 9회 2사 후 뒤늦게 터진 이용찬 상대 배정대의 만루포
NC 다이노스가 KBO 리그 최고의 에이스 에릭 페디의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 역투와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KT 위즈를 제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NC 다이노스는 3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78.1%의 확률을 손에 쥐었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펼쳐진 32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비율은 78.1%였다. 이제 31일 열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KT는 반격을 꾀한다. NC는 신민혁, KT는 벤자민이 2차전에 각각 선발 등판한다.
NC는 이날 1만6241명(위즈파크 총 1만7600석)의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KT를 꺾고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 2023년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감한 NC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어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업셋에 성공,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이날 약 3주가량 쉰 KT를 상대로 첫 경기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쾌조의 상승세를 탔다.
아울러 NC는 지난 2020년 11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한 뒤 포스트시즌 8연승에 성공했다. NC는 2020년 당시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4,5, 6차전을 가져가며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및 준플레이오프 3경기, 그리고 이날 경기를 더해 포스트시즌 8연승에 성공했다.
반면 KT는 역시 팀 내 최고 에이스인 쿠에바스를 앞세우고도 1차전을 내주면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빨리 정규시즌을 마치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지난 10일 두산전이 KT가 치른 최종전이었다. 이에 약 3주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채 시간을 보낸 뒤 이날 플레이오프 1차전에 임했다. 하지만 3회 황재균이 평범한 내야 뜬공, 4회에는 배정대가 외야 뜬공을 아쉽게 처리하지 못하는 등 실전 감각에서 우려 섞인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날 NC는 페디, KT는 쿠에바스를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20승-200탈삼진'을 마크하며 '외국인 선동열'로 불린 페디와 '12승 무패-승률 100%'의 성적과 함께 '무패 투수'로 불린 쿠에바스의 맞대결이었다.
페디는 올해 문자 그대로 KBO 리그를 평정한 최고 투수. 올 시즌 페디는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을 찍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활약했다. 총 180⅓이닝 동안 137피안타(9피홈런) 35볼넷 209탈삼진 46실점(40자책) WHIP 0.95, 피안타율 0.207의 세부 성적을 올렸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21차례 성공. 평균자책점과 다승, 그리고 탈삼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위업을 세웠다. 지난 1986년 선동열(해태) 이후 무려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외국인이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건 페디가 최초였다. 올 시즌 KT전에서는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2.65를 마크했다. 17이닝 동안 19피안타(3피홈런) 4볼넷 23탈삼진 9실점(5자책) 피안타율은 0.271.
이에 맞서 쿠에바스는 지난 6월 대체 외인으로 KT에 합류해 18경기에 선발 등판,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총 11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95피안타(4피홈런) 24볼넷 100탈삼진 33실점(33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4, 피안타율 0.224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 투구는 14차례 성공. 쿠에바스는 1992년 오봉옥, 2002년 김현욱(이상 삼성)에 이어 KBO 역대 3번째로 승률 100%의 성적을 내며 KBO 승률상을 거머쥐었다. 패전 기록 없이 선발승만으로 KBO 승률상을 수상한 건 쿠에바스가 최초였다. 올해 NC 상대로도 나쁘지 않았다. 1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통산 NC전 성적은 11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은 3.38. 무엇보다 쿠에바스는 그동안 큰 경기에 강했다. 통산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2021시즌에는 삼성 라이온즈와 KBO 사상 첫 타이 브레이커(1위 결정전)에서 7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KT와 NC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KT는 올 시즌 NC와 페넌트레이스 상대 전적에서 10승 6패로 우위를 점했다. 시즌 초반에는 NC가 우세했다. 지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에서 열린 3연전에서는 NC가 2승 1패로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이어 두 번째 시리즈 맞대결에서는 NC가 싹쓸이에 성공했다. NC는 5월 9일 수원 원정 경기에서 선발 페디의 호투와 박세혁, 김주원, 김성욱의 홈런포를 앞세워 KT를 무려 16-4로 대파했다. 이어 10일에는 8-7, 한 점 차 승리를 거둔 뒤 11일에도 선발 구창모와 세이브 이용찬의 투구와 함께 김주원의 홈런까지 터지면서 4-1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후 맞대결에서는 KT가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수원에서 열린 3연전에서는 KT가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계속해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창원에서 치른 원정 경기에서도 KT가 다시 한번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엄상백과 배제성, 벤자민이 차례로 선발승을 챙겼다. 8월 11일 NC가 선발 신민혁을 앞세워 7-3으로 승리, KT전 6연패에서 탈출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NC가 3경기를 더 가져가며 NC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KT는 올 시즌 NC전에서 10홈런 142안타 11도루를 기록했다. 반면 NC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10홈런 155안타 13도루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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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문상철(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김상수가 리드오프로 나섰을 때 츨루율이 굉장히 좋았다. 또 득점력도 괜찮았다. 2번 타순에 누구를 넣을지와 알포드의 타순도 고민했다. 장성우는 콘택트 능력이 좋아 3번으로 쓸까 했지만, 그래도 포수라는 포지션을 고려했다. 알포드는 NC전 타율이 높아 순리대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NC의 경우) 4일을 쉬었기 때문에 투수는 힘을 충전했겠지만, 타자는 너무 잘 치고 와서 부담이 있었는데 그 흐름이 끊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웃은 뒤 "쿠에바스는 저희 팀 에이스라 시즌 끝나고 난 뒤 상대 팀 관계없이 1선발로 정해놓은 상태였다. 페디 상대로 우타자의 타율이 괜찮았기에, 문상철을 선발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에 페디 상대로 가장 강한 KT의 타자는 알포드로 8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1볼넷을 마크했다. 또 오윤석이 2타수 1안타(2루타) 1타점 1볼넷, 김상수는 7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김민혁은 5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침묵했다.
이에 맞서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하위타순을 제외하면 그동안 라인업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강 감독은 경기 전 페디의 몸 상태에 대해 "지금 몸 상태는 완벽하게 회복됐다. 투구 수는 딱히 정해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경기 상황에 따라서 조금 변수도 있겠지만, 일단 100구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보면서 투구 수를 결정하도록 하겠다"면서 "불펜 투구를 직접 지켜본 건 아니지만, 40개 이상 했다는 건 거의 회복된 상태라고 본다. 컨디션은 그렇게 썩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불펜 투수들이 휴식을 취한 점에 대해 "체력이나 컨디션 회복에 있어서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냈다. 투수 3명(류진욱, 김영규, 이용찬)의 투구 수가 많은 편이었다. 회복은 충분히 했을 것이라 보여지고, 경기력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 감독은 라인업을 짤 때 중점을 두는 부분에 대해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을 제일 먼저 본다. 그다음에 상대 팀과 전적 등을 토대로 하면서 코치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1루수와 2번 타순을 놓고 고민했으나, 그래도 우리 상위 타순에 있는 선수들이 KT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서호철을 2번 타자로 생각하기도 했으나, 이 라인업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기에, 그냥 유지하는 게 좋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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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1회초부터 KT 선발 쿠에바스를 흔들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손아섭이 볼카운트 1-2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후속 박민우가 0-1의 볼카운트에서 2구째를 공략, 좌중간 2루타를 치며 순식간에 2, 3루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로 나선 박건우는 5구째 헛스윙 삼진 아웃. 그러나 마틴이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속구를 공략해 좌익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1-0) 이어 권희동이 0-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 4개를 연속으로 골라내며 6구째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서호철이 8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KT 쿠에바스가 흔들리는 사이, NC 선발 페디는 1회부터 삼자 범퇴로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1회말 선두타자 김상수와 후속 황재균을 연속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알포드를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커브를 뿌리며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다.
2회초 NC는 큰 것 한 방으로 또 한 점을 달아났다. 선두타자 오영수가 풀카운트 끝에 6구째 높은 속구(149km)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2-0) 오영수의 플레이오프 1호 홈런. 비거리는 120m였다. 잠시 흔들리니 쿠에바스는 김형준을 헛스윙 삼진, 김주원을 유격수 뜬공,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각각 아웃시키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페디의 쾌투 행진은 2회말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박병호를 4구째 루킹 삼진으로 솎아낸 뒤 장성우를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조용호마저 2루 땅볼로 유도하며 2이닝 연속 퍼펙트 투구에 성공했다.
승부처는 3회였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친 공이 3루 쪽 내야에 높이 떴다. 이때 KT 3루수 황재균과 유격수 김상수가 타구를 향해 다가왔고, 황재균이 콜 플레이를 펼치며 잡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황재균이 그만 낙하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채 뒷걸음질을 치다가 공을 놓치고 말았다. 공이 글러브에 살짝 닿은 뒤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듯한 모습에서 비롯된 실책으로 보였다. 이 사이 정상적으로 끝까지 주루 플레이를 펼친 박민우는 1루에서 살았다.
이후 쿠에바스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후속 박건우가 다시 초구를 공략, 3루 강습 타구를 날렸다. 황재균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포구에 실패한 채 뒤로 빠트렸다. 타구는 좌측 외야 라인 안쪽으로 타고 흐르며 외야 펜스까지 굴러갔다. 이 공을 KT 좌익수 알포드가 잡은 뒤 중계 플레이를 시도했으나, 이미 박민우는 3루를 돌아 홈을 쓸어버린 뒤였다. 점수는 3-0까지 벌어졌다. KT 코칭스태프가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한 가운데, 쿠에바스는 마틴을 2루 땅볼로 유도하며 한숨 돌렸다. 그러니 권희동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내주며 점수는 4-0까지 벌어졌다. 후속 서호철과 오영수는 각각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KT도 곧장 반격했다. 선두타자 문상철이 볼 3개를 골라낸 뒤 스트라이크 하나를 보냈다. 이어 5구째 153km 투심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문상철의 플레이오프 1호 홈런이었다. 다음 타자 배정대가 유격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내야 안타를 치며 출루했으나, 페디를 무너트리지는 못했다. 박경수가 삼진, 김상수가 유격수 땅볼, 황재균이 삼구 삼진으로 각각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NC는 4회 대거 4회를 뽑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김형준이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쿠에바스가 김주원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무사 1, 2루가 됐다. 공식 기록은 페디의 실책이었다. 이후 쿠에바스의 폭투가 나오면서 2, 3루가 됐고, 손아섭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3루 주자 김형준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국 쿠에바스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대신 엄상백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엄상백은 박민우에게 6구째 볼넷을 허용한 뒤 박건우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내주고 다시 마운드를 이상동에게 넘겼다. 이상동은 마틴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으나, 권희동이 무려 11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치며 8-1까지 도망갔다. 이번에는 타구를 향해 배정대가 잘 쫓아갔으나,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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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침 없는 에이스 페디의 역투, 마침내 12K로 플레이오프 최다 탈삼진 신기록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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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점 차의 리드를 등에 업은 페디는 거칠 것이 없었다. 4회말 알포드와 박병호, 장성우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용을 뿜어냈다.
5회부터 경기는 잠시 소강상태로 돌입했다. KT 투수는 이상동에서 손동현으로 바뀌었다. 손동현은 오영수에게 좌중간 안타를 얻어맞았으나, 김형준을 헛스윙 삼진, 김주원을 2루 땅볼로 각각 솎아낸 뒤 손아섭에게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박민우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이날 첫 팀의 무실점 이닝에 성공했다. 페디는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조용호를 삼진 처리한 뒤 문상철에게 볼넷을 내줬다. 풀카운트 끝에 7구째 뿌린 높은 공이 높은 존에서 형성됐으나, 이민호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때 스트라이크 콜을 받지 못한 페디가 갑자기 주심을 향해 양팔을 내밀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 주심이 페디를 향해 다가갔고, 이에 강인권 감독이 즉각 주심을 향해 뛰어와 가로막았다. 더 이상의 충돌은 없었다. 이후 김수경 NC 투수코치가 다시 마운드에 올라 페디를 다독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강철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를 펼쳤다. NC 쪽에서 두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다는 뜻으로 보였다. 하지만 심판진은 이 감독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상 강 감독이 나온 건 마운드 방문이 아니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잠시 어깨가 식을 법도 했지만, 페디는 흔들리지 않았다. 배정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대타 이호연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5회말을 마무리 지었다.
6회초 KT는 손동현 대신 주권을 내세웠다. 주권은 선두타자 박건우를 초구에 투수 앞 땅볼, 마틴을 루킹 삼진, 권희동을 유격수 땅볼로 각각 솎아냈다. 그리고 6회말. 페디가 또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선두타자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 알포드를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낸 뒤 박병호마저 5구째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날 자신의 12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3루 쪽에 운집한 NC 팬들은 페디를 연호했다.
이날 12탈삼진을 작성한 페디는 선동열(해태) 전 감독과 플렉센(두산)이 세웠던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선동열 1989년 10월 17일 태평양 돌핀스와 인천 3차전, 플렉센 KT 위즈와 2020년 11월 9일 고척 1차전) 기록을 경신하며 신기록을 썼다. 참고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은 故 박동희(롯데)가 1991년 9월 25일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시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웠던 15개다. 페디는 지난 16일 자신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6회말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팔을 맞은 뒤 교체됐다. 당시 타박상 진단을 받은 페디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 모두 결장했으나,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7회초 KT는 주권을 내리고 최고의 필승조 자원인 박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박영현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서호철을 2루 뜬공, 오영수를 좌익수 뜬공, 김형준을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잡아내며 위력투를 뽐냈다.
이어진 7회말. 페디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김영규가 올라왔다. 또 3루수 서호철이 빠지고 도태훈이 들어갔다. KT는 선두타자 장성우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친 뒤 대타 오윤석이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절호의 무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KT는 오윤석 대신 대주자 정준영을 투입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위기는 없었다. 김영규는 문상철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배정대를 3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7회말을 삭제했다.
8회초 KT는 포수를 장성우에서 김준태로, 투수를 박영현에서 김영현으로 각각 교체했다. NC는 선두타자 김주원과 손아섭이 나란히 범타로 물러난 뒤 박민우가 우중간 안타를 쳐냈으나, 박건우가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이어지 8회말. NC는 투수 김영규 대신 류진욱, 우익수 박건욱 대신 김성욱을 넣었다. 대타 김민혁이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안타를 쳐냈다. 이어 대주자 이상호로 교체. 그러나 김상수가 병살타로 물러난 뒤 황재균이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9회초 NC는 바뀐 투수 김민을 상대로 1사 후 권희동과 도태훈이 연속 안타를 친 뒤 오영수의 우중간 적시타 때 2루 주자 권희동히 홈인, 9-1까지 도망갔다. 이어 김형준과 김주원은은 삼진, 2루 땅볼로 각각 아웃됐다. 9회말 KT의 마지막 공격. NC는 류진욱 대신 김시훈을 마운드에 올렸고, 포수 마스크는 박세혁이 꼈다. 알포드는 중견수 플라이 아웃. 후속 박병호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이후 KT는 정준영의 내야 안타와 문상철의 볼넷을 묶어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NC는 클로저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배정대가 극적인 좌월 그랜드슬램을 작렬시켰다. 점수는 9-1에서 9-5가 됐으나,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결국 경기는 NC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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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NC는 선발 페디가 6이닝(98구)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페디는 경기 후 플레이오프 1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이어 김영규가 1이닝 2피안타 무실점, 류진욱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김시훈이 ⅔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3자책), 이용찬이 ⅓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실점(1자책)을 각각 기록했다. 총 13안타를 몰아친 타선에서는 손아섭이 5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 오영수가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권희동이 4티수 3안타 3타점 1득점 1볼넷, 박민우가 4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 박민우가 4타수 2안타로 각각 활약했다.
반면 KT는 선발 쿠에바스가 3이닝(75구)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7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이어 엄상백(⅓이닝 1볼넷 1실점), 이상동(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손동현(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주권(1이닝 1탙삼진 무실점), 박영현(1이닝 1탈삼진 무실점), 김영현(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김민이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까지 총 8명이 차례로 나왔다. 타선은 9회 만루포를 친 배정대가 멀티히트로 활약하는 등 9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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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의 가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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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지난 2013년 1월 창단한 뒤 이듬해 퓨처스리그에 참가했다. 이어 2015년 KBO 리그의 10번째 구단으로 1군 리그에 합류한 KT. 하지만 신생 구단에게 1군 무대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KT는 2015년 52승 1무 91패(승률 0.364)의 성적과 함께 리그 최하위(10위)를 기록한 뒤 2016년에도 53승 2무 89패(승률 0.373), 2017년에는 50승 94패로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2018시즌에는 59승 3무 82패(승률 0.418)의 성적과 함께 처음 최하위에서 벗어나 9위에 자리했고, 2019시즌에는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이강철 감독 부임과 함께 71승 2무 71패로 정확히 5할 승률을 마크하며 6위까지 점프했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KT가 본격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한 건 2020시즌부터였다. 당시 KT는 81승 1무 62패로 페넌트레이스에서 2위에 오르며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에서 1승 3패로 밀리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이는 약이 됐다. 그리고 2021시즌 KT는 76승 9무 59패(승률 0.563)의 성적을 올렸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 브레이커(1위 결정전) 끝에 정규시즌 1위 자리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르고 올라온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시리즈 전적 4승 무패의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마침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및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KT는 2022시즌 80승 2무 62패(승률 0.563)의 정규시즌 성적을 올리며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렀다. KIA 타이거즈와 1차전에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갔으나 키움 히어로즈와 5차전 혈투 끝에 패배, 4위로 최종 순위를 마감했다. 그리고 올 시즌 KT는 한때 승패 마진이 '-14'(5월 18일 당시 KT의 성적 10승 2무 24패로 10위)까지 벌어지며 순위 싸움에서 완전히 밀리는 듯했으나, 이후 기적을 발휘하며 최종 순위 2위로 '마법 같은 여정'을 마무리했다. 시즌 초반 KT는 많은 부상 선수들이 나오면서 고전했지만, 부상 선수들의 복귀 속에 점차 힘을 내기 시작했다. 순위도 차근차근 끌어 올렸다. 4월(7승 14패 2무)과 5월(9승 15패)에는 5할 승률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냈으나, 6월에 15승 8패로 반등에 성공한 뒤 7월에는 13승 6패, 8월에는 무려 19승 4패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시즌 막바지에는 주요 선발 투수들이 부상 등으로 이탈했지만, 고비를 넘어서며 2위 자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에 정규 시즌이 끝난 뒤 KT 구단은 포스트시즌이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강철 감독과 3년 총액 24억원이라는 현역 사령탑 최고 대우의 조건과 함께 3번째 재계약 선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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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의 가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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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는 KBO 리그의 9구단 체제의 첫 주인공으로, 2011년 창단했다. 2012시즌에는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한 뒤 201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김경문 초대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NC는 첫해인 2013시즌 52승 4무 72패(승률 0.419)의 성적을 올리며 9개 구단 중 7위에 랭크됐다. NC는 이듬해인 2014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2014시즌에는 70승 1무 57패(승률 0.551)를 마크하며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LG 트윈스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밀리며 탈락했다. 2015시즌에는 84승 3무 57패(승률 0.596)로 창단 첫 정규시즌 2위에 등극,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으나 두산 베어스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쓴잔을 들이켰다. NC는 이후에도 계속 가을야구에서 두산이라는 벽에 막혔다. 2016시즌에는 83승 3무 58패(승률 0.589)로 2위를 차지한 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으나, 두산에 시리즈 스윕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KBO 1군 무대 입성 4년 만에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낸 건 분명 고무적이었다.
NC는 2017시즌 79승 3무 62패(승률 0.560)의 성적과 함께 4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뒤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1승 3패로 패했다. 이후 NC는 급격한 성적 변화를 겪었다. 2018시즌 58승 1무 85패(승률 0.406)로 창단 첫 10위의 굴욕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 부임과 함께 2019시즌 곧바로 다시 반등했다. 73승 2무 69패(승률 0.514)의 성적을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다만 NC는 LG 트윈스와 첫 경기에서 패하며 일찍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0시즌 NC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및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83승 6무 55패(승률 0.601)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NC는 두산을 만나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승리하며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러나 NC는 2021시즌 67승 9무 68패(승률 0.496), 2022시즌 67승 3무 74패(승률 0.475)를 마크하며 7위와 6위로 각각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NC는 강인권 감독 부임 첫해인 올 시즌 75승 2무 67패(승률 0.528)를 거두며 4위에 올랐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NC는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내리 3경기를 모두 가져가며 업셋에 성공,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