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 통했나…인터넷은행 주담대 증가세 꺾였다
나이·대상 등 제한하며 문턱 높여
지난 3분기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인터넷은행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에 발맞춰 대출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30일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지난 9월 말 주택담보대출(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전달 말보다 7125억원 불어난 24조954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가 폭이 지난 2월(3086억원) 이후 가장 작았다.
지난 6월만 해도 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1조7505억원 증가했으나, 7월 이후 증가 폭이 줄기 시작해 지난달 1조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은행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증가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 이 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조8673억원으로, 전달보다 5499억원 늘었다. 지난 6월(1조4818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금융당국의 쓴소리 이후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지목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대해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말 주택담보대출 50년 만기 상품에 나이 조건을 신설했고, 주택 구입자금 목적의 대출 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했다. 지난달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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