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동학군 토벌 첫 ‘사죄비’ 세웠다
강현석 기자 2023. 10. 30. 21:24
한·일 지식인 4년여 노력 결실…최대 희생지 나주에 건립
동학농민혁명 당시 일본군에 희생된 농민군을 기리는 사죄비가 일본과 한국 시민들에 의해 전남 나주에 세워졌다. 일본인들이 농민군 토벌과 관련해 ‘사죄비’를 세운 것은 처음이다. 30일 전남 나주역사공원에서는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의 비’ 제막식이 열렸다.
설립자로는 나카쓰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95)와 이노우에 가쓰오 홋카이도대학 명예교수(80), 한·일 동학기행 참가자 일동이 새겨졌다. 나카쓰카 교수는 지난 29일 사망했다.
건립은 동학농민혁명을 연구하던 일본인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경향신문 8월11일자 12면 보도) 나카쓰카 교수와 이노우에 교수 등은 당시 일본군 병사의 ‘종군일지’발굴을 계기로 나주를 찾았다. 일지에는 1895년 1월 일본군이 자행한 학살이 기록돼 있다. 이를 계기로 2019년부터 한·일 동학연구자들이 공동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이노우에 교수는 “민족과 국가를 초월해 일본이 일으켰던 전쟁의 실상을 해명하고 후세에 전하는 일은 중요하다”면서 “나카쓰카 교수께서는 ‘한·일 양국 시민들의 평화와 인권 확립을 향한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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