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당한 용산구의원 “박희영 구청장, 보석 후 재선 얘기만 계속”

“이태원 참사 추모제는 안 오고…지역 행사 엄청 열심히 다녀” 직격
권영세 의원에도 ‘일침’…“독대 한번 한 적 없고 대부분 구청장 통해 지시 내려와”

지난 27일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김선영(오른쪽 첫번째) 용산구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에 대처하는 정부와 여당에 문제가 많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선영 용산구의원이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무책임한 행태를 거듭 비판했다.

김선영 구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제가 추모제였는데 (박 구청장이) 추모제는 오지 않았고 아주 밝은 표정으로 산악회·경로당 행사 등에 공무원들 대동하면서 엄청 열심히 다니고 있다"며 "유족들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 27일 탈당한 김 구의원은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박 구청장이) 보석 이후 나오자마자 유족들에 대한 사과 없이 재선 얘기만 계속했다"며 "(박 구청장에 대한 탄원서 작성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거라고 하는데 사실은 의원총회에서 처음 나왔던 얘기고 박 구청장께서 시간이 좀 더 많이 남았으니 (탄원서를) 더 모아달라라는 지시도 했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이 취재하기 시작하니까 당협에서 잠깐 멈춰달라는 지시도 내려왔고, 저한테는 강요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용산구 주민들의 이태원 참사 혐오 조장도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김 구의원은 "구청장을 지지하는 보수 주민들이 계속 (핼러윈) 코스프레한 청년들 사진을 (단체 채팅방에) 돌리면서 ‘놀다가 죽은 거다. 잘 죽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혐오를 선동했다"며 "청년들이 놀 권리가 있고 당연히 즐길 권리가 있는데 국가는 그때 어디 있었으며 정부는 어디 있었으며 구청장은 어디 있었는지 저는 그런 생각이 딱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구의원은 지역 국회의원이자 국민의힘 용산구 당협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의 당협 운영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사실 당협위원장인 권 의원이랑 독대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대부분 (박희영) 청장을 통해서 지시가 내려오고 저희 의견도 청장을 통해서 이렇게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의회) 상임위원장 자리 줄 테니까 탈당하지 말라"는 내용의 회유를 받았다고 한 김 구의원은 "(탈당에 대한) 내적 고민은 굉장히 오래 했는데 한 몇 달 전부터 제가 친한 국힘 의원들한테 ‘너무 괴롭다. 더 이상 의원직을 수행하기도 힘들 것 같고 그만두고 싶다’는 의견을 계속 내기는 했었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