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동 사태로 물가 둔화 예상보다 더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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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내년 말로 제시됐던 한국 물가상승률 목표(2%) 도달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30일 BOK 이슈노트 '주요국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황 및 평가'를 발간하고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는 중동사태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최근 들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우리나라, 미국 등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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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목표 도달 2025년 상반기 전망
美·유럽보다는 빠르게 달성 예상
당초 내년 말로 제시됐던 한국 물가상승률 목표(2%) 도달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 파장에 따른 유가 상승 등이 원인이다. 다만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빠르게 목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 인하 논의의 조건이 물가상승률의 목표수준 수렴이었던 만큼 금리 인하 시점도 연기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의 물가상승률 정점이 각각 9.1%(2022년 6월), 10.6%(2022년 10월)로 10% 안팎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정점이 6.3%(2022년 7월)로 비교적 낮아 목표수준으로 보다 빠르게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패턴과 속도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원인별로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최근 수요 측 압력과 노동시장 견고함이 약화되고 있지만 비용 상승압력의 파급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반면 미국은 공급 충격에 따른 영향이 완화되고 있지만 수요측면과 노동시장의 물가 압력은 여전히 견조하며 유럽은 성장세 둔화에도 공급 충격의 이차효과와 높은 수준의 임금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제약되고 있다고 봤다. 즉, 미국과 유로지역은 수요·임금압력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점이 물가 둔화 시점을 늦추는 원인 중 하나인 셈이다.
이동재 한국은행 물가동향팀 과장은 “최근과 같이 유가 및 농산물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둔화 재개 시점도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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