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포시, 서울 편입 당론”에 열쇠 쥔 경기도의회… “황당하다” [밀착취재]

오상도 2023. 10. 3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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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 등 서울 생활권 도시들을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불똥이 경기도의회로 튀었다.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김포시장과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서울 편입을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열쇠'를 쥔 도의회 의원들의 의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포시 편입은 관할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와 서울시의회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경기 북부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소속 한 도의원은 "(김포시 서울 편입론에) 개인적으론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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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주민 의견 존중, 절차 진행할 것”
도의회 국힘 의원들 “당론 따라야”, “당장 말할 수 없어”
“경기 북부로 가야 道 발전” vs “서울시 편입 긍정적”
김동연 “현실성 없어”…분당 등 편입 목소리 거세질 듯
염종현 도의회 의장 “중요한 문제, 道와 협의 없어 유감”
“‘탈서울’ 위한 신도시 무용지물…서울 뭐 그리 대단한가”

여당인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 등 서울 생활권 도시들을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불똥이 경기도의회로 튀었다.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김포시장과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서울 편입을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열쇠’를 쥔 도의회 의원들은 “엉뚱하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30일 경기도 김포한강차량기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서울시와 같은 생활권이라면 행정 편의가 아니라 주민 편의를 위해 주민 의견을 존중해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원칙적으로 서울시에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 경기도·서울시 광역의회 합의가 우선…김동연 “현실성 없어” 

김 대표는 “서울 전체의 발전을 보면 편향된 것을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방안으로 김포 땅이 확보되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구 대비 면적으로도 서울시 면적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의 의견을 모아 (김포시가) 절차를 진행하면 공식적으로 서울시에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동석한 같은 당 유의동 정책위의장도 기자들과 만나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김포시장이 제안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특별법을 통해 행정구역을 개편해야 하는 절차가 있는데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에 김포시 서울 편입의 열쇠를 쥔 경기도의회는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당장 여야가 나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김포시 편입은 관할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와 서울시의회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이후 행정안전부가 행정구역 개편안을 담은 특별법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면 형식적 의결을 거쳐 시행된다. 

국민의힘 소속 홍원길 도의원(김포1)은 “오늘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당장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같은 당 소속의 오세풍 도의원(김포2)은 “당론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오 도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중앙당을 방문해 의견을 개진했고, 당에서 지원하겠다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당과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을 밀어붙일 경우 정치권에선 이를 내년 총선용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0년 전부터 서울시 편입을 주장해온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와 최근 분위기가 고조된 판교신도시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올 전망이다. 서울과 같은 지역번호(02)를 쓰는 과천시를 비롯해 광명·하남시 등도 벌써부터 편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 도의회 국민의힘 안에서도 의견 갈려…염종현 의장 “황당한 소리, 지방분권 무력화”

일각에선 경기도 시·군의 서울 편입 때 아파트값 상승 등 경제적 이익이 뒤따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기 북부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은 “(김포시 서울 편입론에) 개인적으론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애초 경기도의 계획대로) 경기 북부에 편입되는 건 남북 균형 발전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김포 역시 도에 남는 게 더 나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의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대부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황당한 소리”라며 “(도의회가) 찬성해야 서울시의회로 넘어가 협의가 되는 거고 행안부도 특별법을 만들 수 있는데 지금 도의회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다른 곳도 아닌 경기도의 시·군을 서울로 편입시키는 중차대한 문제를 도와 전혀 논의 없이 불쑥 던졌다는 데 유감을 표한다. 북부특별차지도 설립도 35년간 논의 끝에 이제 겨우 공론화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김포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른 30개 시·군은 정서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른바 ‘탈서울’을 위해 경기도에 1∼3기 신도시까지 만들었는데, 지방자치와 분권시대에 서울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곳으로 가면 마치 엄청난 변화가 오는 것처럼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과연 무엇이 바뀌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지난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연계된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란에 대해 “아직 고려할 사항이 아니고 현실성도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사상 초유의 78대 78 ‘여야 동수’ 의석수로 출범한 11대 경기도의회는 지난 6월 민주당 소속인 김미정 도의원(오산1)이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현재 의석수가 77(민주당) 대 78(국민의힘)로 여소야대로 바뀐 상황이다. 경기도의회는 국회와는 달리 김 지사를 배출한 민주당이 여당, 국민의힘이 야당이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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