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원의 ‘노르마’ vs 이용훈 ‘투란도트’
벨리니의 벨칸토 오페라 ‘노르마’
伊 프리 마돈나 여지원의 첫 타이틀 롤
저음과 고음 오가며 고급스럽게 노래
해외 제작진 초연작 재연 ‘양식 오페라’
푸치니의 미완성 유작 ‘투란도트’
세계 주요 극장이 원하는 테너 이용훈
대표 아리아 ‘네순 도르마’ 앙코르 화답
연극계 거장 손진책 연출 ‘한식 오페라’
오페라 ‘노르마’와 ‘투란도트’가 지난 26∼29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랐다. ‘노르마’는 ‘벨칸토 오페라’(화려한 기교와 창법을 중시하는 오페라)의 대가인 벨리니(1801~1835)의 대표작이고, ‘투란도트’는 푸치니(1858∼1924)의 최대 야심작이자 미완성 유작이다. 국내 양대 문화예술기관이 동시에 대작 오페라를 선보인 건 드문 일인 데다 마치 자존심 경쟁이라도 하듯 출연진 섭외부터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라 공연 전부터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국내에서 만나 보기 힘들었던 세계 최정상급 테너 이용훈(50)과 소프라노 여지원(43)이 ‘투란도트’(칼라프 왕자 역)와 ‘노르마’(노르마 역)의 주역으로 두 차례 무대에 선다고 해 기대감이 더욱 컸다.
한편 두 작품은 ‘레지 테아터’(원작의 시·공간적 배경이나 결말을 연출가의 해석과 의도에 따라 달리하는 것) 형식으로 차린 고급 양식 오페라와 한식 오페라에 비유할 만했다. ‘노르마’는 연출가 알렉스 오예 등 해외 유명 오페라 제작진이 2016년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한 작품을 그대로 가져왔고, ‘투란도트’는 서울시오페라단이 연극계 거장 손진책 연출에게 첫 오페라 연출을 맡겨 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두 연출가 모두 원작의 배경과 다르게 세련되고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노르마와 투란도트가 총에 맞아 죽는 것으로 바꾸는 등 결말도 파격적으로 장식했다. 관객 취향과 기대에 따라 이들 작품의 맛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을 듯하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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