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국내 첫 장애예술인 극장…"장애인·비장애인 모두 함께"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장애가 있는 예술 창작자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부족했는데요.
장애의 벽을 넘어 모두가 함께 공연하고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오세형 단장과 자세히 알아봅니다.
어서 오세요.
국내 첫 장애예술인 극장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그 배경이 궁금한데요.
오세형 단장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5년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을 설립했고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모두예술극장을 이번에 설립하게 됐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거는 2020년에 장애예술인의 활동을 지원하는 법률이 생겼습니다.
거기에 기본 계획을 5년마다 세우게 되어 있고 첫 번째 계획에 포함된 게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을 설립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모두 예술극장이 그 법에 의해서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이 창작자 중에는 능력이 충분한데도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현실이 어떻습니까?
오세형 단장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네 사실 모든 면에서 활동이 제약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크고요.
물리적으로 보면 연습을 하려고 해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연습실이나 이런 스튜디오 같은 것들이 구하기가 힘들고 공연을 하려고 해도 무대에 올라가기 위한 슬로프라든가 이런 엘리베이터 같은 시설이 많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공연장이 그런 시설들이 확충이 안 돼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재능이 있어도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좀 어려움이 있는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서 이 공연장이 추진이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번에 생긴 모두예술극장은 그런 의미에서 어떤 거대한 벽을 허무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 같은데요.
어떻게 꾸며졌는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세형 단장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객석은 한 250석 정도 되는 블랙박스형 공연장인데요.
주요 시설이 이제 공연장이지만 사실 장애인들한테 많이 필요한 게 연습실이나 이런 것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연습실이라든가 이런 그 스튜디오 같은 것들도 같이 구비를 해서 공연장을 만들었고요.
이 무대도 연극이나 무형, 소형 뮤지컬을 하기에 적합한 사이즈로 만들었고 무대의 크기도 조절할 수가 있어서 여러모로 활용이, 활용도가 높은 공연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기존 공연장하고 다른 점들이 이제 연습실, 스튜디오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장애예술가들이 늘상 머무르고 항상 와서 작업할 수 있는 공간 이제 이런 곳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했고 이제 장애예술인들이 또 이제 불편한 곳이 화장실이라든가 분장실들을 이용하기가 좀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시설들을 구비를 해서 만들도록 공간 디자인을 좀 이제 특화를 시켰습니다.
서현아 앵커
공간의 편의성을 높인 점이 가장 눈에 띄는데 장애인 예술 창작자와 또 관람객들을 위해서 마련된 서비스들이 추가로 또 있을까요?
오세형 단장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네 저희가 기본적으로 장애인 예술가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간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장애인들이 이제 신체적, 정신적으로 좀 어려움이 있으시니까 저희가 이제 공연을 제작할 때 연습 기간을 충분히 좀 길게 잡는다든가 청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나 언어장애가 있는 예술가들은 수어 통역, 문자 통역 등을 지원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장애 유형별로 소통을 할 수 있는 지원이 기본적으로 고려가 되고 있고요.
관객을 위해서는 또 수어 통역, 문자 통역, 음성해설을 공연마다 회차별로 일정 부분 제공을 하게 되고 시각장애인의 공연을 위해서 익숙하지 않으시지만 터치투어 같은 것들이 기획이 되고 있습니다.
또 완전 암전을 하지 않거나 입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연을 운영하는 게 이제 편안한 공연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 것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창작자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을 위한 서비스도 아주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특히 어떤 작품들이 이제 관람객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지금 진행 중인 공연이 있습니까?
오세형 단장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한 10여 개의 공연과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장애인의 삶을 깊숙히 조명하는 연극이라든가 장애인의 움직임을 모티브로 만든 무용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11월에는 프랑스 연출가와 같이 장애인 비장애인이 참여해서 그들을 인터뷰하고 공동창작한 '제자리'라는 작품이 이제 준비되어 있고요.
또 특별하게도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서 악기나 소리 놀이 등을 통해서 편안한 공연 좀 전에 말씀드린 그런 방식으로 제작한 '똑똑똑'이라는 작품도 올라갑니다.
그리고 해외작품도 한 두 작품 정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연극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입센연극상이 있습니다.
그 상을 받은 호주의 백투백 씨어터가 '사냥꾼의 먹이가 된 그림자'라는 작품을 10월 말에 선보였고요.
내년 초에는 국제적인 페스티벌인 '아비뇽페스티벌'에서 공식작으로 초청받았던 '걸리버, 마지막 여행'이라는 작품을 상연합니다.
이 작품은 지적장애인 배우들로 구성돼 있고 한 30년 정도 운영한 극단입니다.
그래서 아주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폭넓은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극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는 것 또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오세형 단장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네, 크게 보면 사회적으로 어떤 문화적 포용력, 사회적 포용력이 커졌다는 상징성이 제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경제적으로 주류인 인구 외에 이렇게 좀 소외되어 있는 분들이 이런 공연장이라든가 문화 주체로 나서기가 힘들었는데요.
이들을 배려하고 같이 함께하는 문화로 이끌어간다는 어떤 성숙한 사회의 지표가 되는 어떤 그런 상징이라고 볼 수 있으면 될 것 같고요.
장애는 사실 열등하거나 피해야 하거나 불편한 것으로 많이 여겨져 왔는데 이런 관습에서 벗어나서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는 그런 공존하는 대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우리 문화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한 척도가 됐다고 할까요?
이제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장애예술가를 무대에서 많이 보실 텐데 그럼으로써 공연 문화도 조금 더 성숙한 포용적인 방식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 사회와 또 우리 문화가 성장하고 있다는 하나의 척도.
그렇다면 이 모두예술극장 외에도 장애인들의 예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이 또 마련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제안하고 싶으신 방안이 있으실까요?
오세형 단장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사실 모두예술극장 하나만으로 여건을 크게 개선하기는 힘들고요.
국내 공연장만 해도 300개가 넘고 전시장은 훨씬 더 많습니다.
이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저희가 공공적 역할을 좀 해야 되는데요.
사실 장애인들은 콜택시 이용도 어렵고 그리고 공연장에 들어가서 무대에 올라가는 것도 굉장히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그리고 공연장에 와서도 이제 수어 통역이라든가 이런 서비스가 잘 되지 않는 게 이제 현실이죠.
그래서 온라인으로 표를 사기도 쉽지 않은 이런 분들을 보면서 사실 저희 극장이 좀 공공적 역할을 해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극장에 접근성 매니저라는 역할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공연장을 찾아올 때 직접 찾아가서 안내해 드리고 그런 역할인데요.
그런 인력들을 제가 육성하고 그런 접근성 매뉴얼들을 만들어서 보급한다든지 그런 역할을 하면서 전국에 있는 공연장들과 함께 협력해서 여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의미 있는 출발이지만 아직은 또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실정이네요.
그렇다면 이 모두예술극장이 앞으로 이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있으실까요?
오세형 단장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사실 모두예술극장은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이 아닙니다.
그리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동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 이런 것을 제공해 주는 것이 목표고요.
장애예술인들이 좋은 예술가들과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뛰어난 연출가, 음악가, 안무가 이런 분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좋은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자 하는 게 이제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예술가들이 성장해서 좋은 작품을 발표하고 대표적인 예술가로 성장하는 것 이것이 이제 목표고요.
이것들이 되기 위해서 좋은 기반이 되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름 그대로 모두를 위한 공간입니다.
다양성은 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이기도 한데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 보다 다양한 창작자가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단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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