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K] 기억과 추모…이태원 참사 유족에게 듣다
[KBS 전주] [앵커]
전북에 사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열린K' 시간입니다
150명 넘게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가 어제로 1주기를 맞았습니다.
이태원과 서울광장 등에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는데요,
전북에도 참사 희생자가 있었죠.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냈을 유족 한분 모시고 지난 1년의 시간에 대해 들어보겠는데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문성철 전북지부장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고 문효균씨의 아버지 되시죠.
문성철 지부장님, 지난 1년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답변]
얼마 전 잘 아는 지인이 이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잘지내지 하고 묻는데 저는 그냥 하루 하루 버티고, 견디고 있다고 했고 아내 역시 하루 하루 사는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오히려 죽는게 더 쉽고 편안 할것 같다고 했습니다.
특히 설날 , 아이의 생일, 추석 등등 모두가 즐거워할 시간에 먼저간 아이와의 즐거웠던 추억을 붙들고, 참사가 나기전의 시간에 멈춰 살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 서울광장에서 이태원참사 1주기 추모대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전북 시민들도 함께 추모 대회에 참여했는데요,
조금은 위로가 되셨는지요?
[답변]
1주기 추모식에 1만여명 이상의 시민들과 야당대표, 여당의 일부인사가 개인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얼마전까지 1주기 추모식에는 이렇게 많은 정당과 국민들이 오실거라 기대를 못했습니다.
예전처럼 분향소 옆 대로에서 열릴거라 생각했는데...
많은 국민들의 마음은 이태원 참사의 진실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느낌을 받아서 많은 위로와 큰 힘이되었습니다.
[앵커]
그동안 이태원 참사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특별 수사본부와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까지 출범했는데요,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가리는 일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유족으로서는 많이 답답하실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답변]
지금까지 유족들에게 직접적으로 참사의 원인과 조사결과에 대해 설명하거나, 또한 우리 유족들이 알고싶어하는 수많은 의문점은 거의 밝혀진게 없습니다.
159명이나 사망했는데 뉴스에 나온 게 전부이고 우리 유족들이 아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묻고싶습니다.
왜 6시 30분부터 압사할 것 같다고 신고 했는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왜 10시 15분에 사고가 나서 신고 했는데 11시 30분에야 기동대를 출동시켜 생명을 지킬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했는지, 왜 부모가 아이의 시신옆에 있는데 실종신고를 먼저 하라고 해서 갔다왔는데 그아이를 서울, 인천 경기로 뿔뿔이 흩어놓아 부모들이 일요일 하루내내 아이를 찾아 헤메게 했는지등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앵커]
현재 유족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일텐데요,
국회에 계류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이태원 특별법이 여야 정쟁에 의해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정쟁을 멈추고 하루빨리 지정을 해야할텐데요,
이태원특별법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설치) 둘째, 피해자 지원 (추모공원, 추모기념관, 추모사업재단, 간병비, 생활비 지원)입니다.
세부 내용으로는 1. 진상규명을 위한 내용은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입니다.
2. 이태원 참사의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 3. 참사 이후 국가의 정책결정과 행정조치의 적정성 조사 4. 재난 및 안전관리 관련 법령 제도 정책 관행 개선 대책마련 5. 희생자와 피해자의 피해 실태 및 구제방안 조사 6. 피해자 지원 대책의 점검 및 개선 등입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 행렬에 마음 깊이 동참해주는 분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떤 말씀 해주고 싶은지요?
[답변]
참사이후 우리아이들에게 마약에 연관된것처럼 방송에 나오고 부모들로 하여금 먼저간 아이들이 챙피하게끔 만든게 이정부였습니다.
장례식을 마치 조용히 치러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과도 같았습니다.
또한 놀러가서 죽었느니, 정치적이라는 말을 들었을때는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저 직장 열심히 다니고 주말에 관광특구인 이태원을 즐기로 간 것 뿐인데, 참사직후 부터는 우리 유족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것처럼 느꼈죠.
앞으로는 우리아이들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께도 국가가 미래의 아이들을 지킬수 있도록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이 되기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고 이에 따른 재난안전시스템이 개선되고 정착되어 미래의 아이들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전주 풍남문 광장을 추모공간으로 쓰고 있는데요,
풍남문 광장을 추모공간으로 마련하기까지 많은 부침이 있었죠.
현재 어떤 상황이고,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답변]
활동가, 시민, 주변상인들의 도움으로 전주 분향소는 작년 12월 29일 열렸습니다.
그런데 그날 분향소앞에 계고장이 먼저 붙어 있었습니다.
유족들이 슬픔에 젖어 어찌할바를 모르는 상황에서 내 아이가 자란 고향의 도시에서 이렇게 한다는 것이 분노가 솟구쳤습니다.
다행히 시민대책위의 도움으로 100일까지만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분향소를 유지하였지만, 그 기간동안 국가가 무엇인가를 해줄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특별법 제정과 독립적인 조사가 진행되어 제대로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분향소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분향소는 생명의장소입니다.
아이들 얘기와 추억를 생각하면서 부모들의 살아나기 시작했고 진상규명을 하기 위한 새로운 힘을 얻어 가는 곳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편집:최승리/글·구성: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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