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미래 친환경 기술의 요람으로 거듭나
최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1독(dock)에는 과거에 볼 수 없던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1독 안에서 LNG운반선만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 4척의 배 값만 해도 1조원이 훨씬 넘는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독은 초대형 유조선으로 가득했던 곳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생산현장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성 높은 선박 건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설비와 친환경 한화오션 기술력을 기반으로 거제사업장은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의 미래 친환경 선박을 연구·개발·건조하는 요람이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기술 수요에 대응함으로써 미래 조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는 전진기지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LNG운반선에 대한 기술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되고 있는 LNG운반선 4척 중 1척은 한화오션이 건조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한화오션 친환경 선박 기술력의 근간은 거제사업장에 위치한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와 슬로싱 연구센터다.
두 곳 모두 한화오션이 업계 최초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조선소는 아직도 이런 자체 실험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LNG, 암모니아 등 친환경 추진연료 관련 신기술 개발 및 친환경 운반선(화물창) 관련 기술 개발은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와 슬로싱 연구센터에서 이뤄진다.
핵심 연구시설인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는 2015년 전 세계 한화오션의 조선소 중 최초로 만들어진 극저온 연구시설이다.
액화질소를 이용한 모사실험이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해 실제 운항과 동일한 극저온 시스템으로 실험을 진행한다.
국내 조선소 중 처음으로 극저온가스 취급 인증을 받아 자체 개발품의 성능시험과 기술 검증을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LNG의 재액화 또는 재기화 시스템, 암모니아를 연료로 공급하는 시스템,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 액체 이산화탄소 화물을 관리하는 시스템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실증설비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
LNG운반선의 표준을 바꾼 LNG 재액화장치는 이곳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실증을 거친 뒤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개발, 실제 선박에 적용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LNG운반선에서 액체상태의 천연가스는 운송 중 기화해서 증발한다.
기존 선박에서는 이렇게 기화되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거나 태워버려야 했다.
그러나 재액화장치는 이런 증발가스를 모아 다시 액체로 바꾸는 장치다.
현재까지 120척 이상의 LNG운반선에 재액화장치가 적용됐다.
◆슬로싱 연구센터, “미래 친환경 선박 화물창 안전성 검증의 산실”
선박으로 액체 상태의 화물을 운반할 경우 액체는 선박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슬로싱’(Sloshing)이라 한다.
슬로싱 현상은 선박 화물탱크의 벽면에 충격을 주게 되는데, LNG와 같은 극저온의 화물이나 암모니아와 같이 독성을 함유하고 있는 액체가 화물탱크를 깨뜨리고 유출된다면 주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선주들은 선박의 안전은 물론 비용 증가의 문제로 인해 슬로싱 현상에 대한 연구를 몹시 중요하게 여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슬로싱 연구센터는 이와 같은 ‘슬로싱’으로 인한 선박 피해 최소화 기술을 확보, 선박의 안전성을 확보해 줄 뿐만 아니라 운송량을 효율적으로 조절 가능하게 함으로써 선주사의 물류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한화오션에 수많은 선박을 발주한 선주사의 한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안전한 항해와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개발한 한화오션과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화오션 슬로싱 연구센터는 현재 가장 활발하게 발주되고 있는 LNG운반선의 화물창에 대한 슬로싱 연구뿐만 아니라, 9만8000㎥급 액화에틸렌운반선(VLEC)의 화물창과 액화이산화탄소(LCO2) 화물창의 슬로싱 하중 평가를 수행하며 다양한 액화 가스 운반선 화물창 하중 해석 기술을 확보했다.
향후에는 친환경 연료로 부각될 암모니아와 액화수소에 대한 슬로싱 하중 평가도 수행, 한화오션은 이산화탄소·암모니아·수소 운반선 등 친환경 운반선 개발 분야에서 가장 먼저 앞서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슬로싱 연구센터에는 모형탱크에 대해 실험이 가능한 슬로싱 모션 플랫폼 2기와 500여개의 압력 센서, 500채널의 데이터 획득 장치 등을 구비하고 있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무인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24시간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거제=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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