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11월 말까지 '전시예비식량' 모두 채워 넣으라 지시"
북한 주민들 배급 정상화 기대 무너져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지난 26일 신변안전 위해 익명을 요청한 양강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김정은이 인민군과 민방위 부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11월 말까지 전시예비식량을 모두 채워 넣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올해 농사가 잘 돼 내년도 배급이 정상화 될 것이라던 북한 주민들의 기대도 무너져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조성된 내외 정세와 관련해 노동당 책임 일꾼들에게 내린 김정은의 지시 내용을 지난 토요일(21일) 간부강연회에서 전달했다”며 “정규군과 민방위군의 장비와 물자를 언제든지 동원 가능하도록 완벽하게 정비하고, 전시예비식량을 최우선적으로 채워 넣을 데 대한 지시”라고 밝혔다.
아울러 소식통은 “(김정은이) 지시를 내린 날짜는 따로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내각과 농업성, 수매양정성이 힘을 합쳐 11월 말까지 전시예비식량 비축을 무조건 끝내라는 것이 지시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해마다 한해 식량생산량을 총화 짓고(결산하고), 군량미를 총화 짓는 시기가 12월 말이었다”며 “가을한 낱알을 완전히 말려야 하기 때문에 식량생산량 총화와 군량미 총화도 12월로 정했는데 올해는 김정은의 지시로 전시예비식량 비축을 앞당기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전시예비식량은 크게 주석폰드(국가 지도자의 몫) 식량과 군인들이 전시에 1년동안 먹을 수 있도록 보관하는 인민군후방총국 비축미, 인민군 각 군단에서 전시에 한달 동안 병사들을 먹일 수 있도록 보관하는 비축미, 노동당 군수동원부가 공업용으로 쓰이는 식량으로 저축하는 보관미가 있고, 민간인들이 전시에 3개월간 먹을 수 있는 2호미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 인민군의 경우 전시에 군인들이 1년동안 먹을 식량과 전쟁 중 후방 보급이 끊겼을 때를 대비한 각 군단 별 1달 치 비축미 등을 보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북한 내부에서 전시예비식량을 보관하는 2호창고는 텅텅 비어있고, 인민군후방총국 비축미 창고들도 거의 비어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했다고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러한 사정을 전하면서 "요즘 들어 어떤 일이 있어도 전시예비식량을 모두 채워 넣으라는 지시가 매일 같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올해 농사가 잘 되어 내년부터 식량배급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들이 많았는데 전시예비식량을 모두 채워 넣다 보면 주민들이 먹을 식량이 모자라게 될 것”이라며 “전시예비식량 때문에 내년도 식량배급 정상화는 물거품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도 이번 지시는 김정은이 겨울에 앞서 주요 물자에 대한 중앙 및 국가 통제를 재구축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 북한지도부 전문가인 켄 고스 국장도 북한의 전시예비식량이 코로나로 상당히 고갈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지시는 비축량을 새롭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북한이 벼랑끝 전술, 즉 전쟁을 하자는 것처럼 한국과 미국에 강경하게 밀어부치는 비상사태를 대비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상황에서 북한은 김정은이 의도적으로 전시예비식량 확보를 지시한 소식이 새어나가게 해 한미가 임박한 북한의 도발에 긴장하도록 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8월28일 발표한 ‘2023/2024 북한의 계절별 수확량 전망(North Korea 2023/24 Seasonal Crop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은 약 210만t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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