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수도권 표심 노려···주민투표·법 제정 '첩첩산중'
김동연 '경기분도' 주민투표 추진에
지역 정치권 "지금이 기회" 목소리
과천·하남 등서도 서울 편입 거론
김포시의회·경기도 반발도 부담
서울·김포시장 다음주 회동 주목
‘김포시→경기북도? 나빠요, 서울특별시! 좋아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경기도 김포시 지역에는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22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홍철호 국민의힘 김포을 당협위원장 명의로 내걸린 현수막을 접한 시민들은 갸우뚱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은 물론 김병수 김포시장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슈의 중심에 서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 시점에서 서울시 편입 정책은 시도해볼 만한 기회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결국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눈총도 만만치 않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민과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 편입을 추진했던 과천과 하남 등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시장은 다음 주 예정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만남 자리에서 서울시 편입을 공식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이 불거진 데는 ‘경기도 분도’가 중심에 있다.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핵심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위한 주민투표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요청한 상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에는 김포 등 11개 시군이 경기북도 관할 구역으로 돼 있는데 경기도는 모호한 입장을 고수해온 김포시를 배제한 10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김 시장과 지역 정치권은 경기북도로 수도권 행정구역 개편의 움직임이 있는 지금이 서울 편입을 논할 절호의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1995년 김포 검단면과 경기도 강화군이 인천에 편입되는 등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한 전국적인 개편 이래 약 30년 동안 수도권에 이렇다 할 행정구역 변화가 없다가 분도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포시는 법령 제·개정이 수반되는 시기에 서울 편입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과 김포 간 합의가 이뤄지면 경기도 분도 관련 특별법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예외 규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최근 시민들과 만나 “김포는 한강 이남이면서도 경기 남부와 인접지가 없어 교류가 어렵고 경기북도와도 묶이지 않는 섬 같은 존재”라며 “오히려 강서구·양천구와 생활권을 공유하는 등 서울로 행정 구역이 정비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포는 경기북도에 포함될 고양시·파주시 등 10개 시군과는 한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경기북도를 제외한 남도 지역과는 서울 강서구와 인천 계양구가 가로막고 있다.
김포시민들은 서울시 편입을 반기는 이유로 ‘교통’과 ‘집값’을 꼽는다. ‘서울시 김포구’가 되면 현재 김포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포골드라인을 포함한 서울 출퇴근 교통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집값 역시 ‘서울 브랜드’를 업고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완전 평준화를 이룬 서울시의 교육 여건을 흡수해 아이들의 교육 환경 개선에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치권이 김포의 진짜 밑바닥 정서를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김포 고촌읍으로 전입한 주민들의 경우 자녀 교육을 위한 농어촌 전형 대입 준비 등이 주된 목적인데 서울시로 편입될 경우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되려면 넘어야 할 행정적, 법적인 과제도 산적해 있다. 김포시민은 물론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의 주민투표를 거쳐 동의를 얻어야 하고 김포시의회의가 시민 의견을 청취해 건의하면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에는 국회에서 서울 편입과 관련한 법률도 제정해야 한다.
첫 관문인 김포시의회의 반발도 거세다. 배강민 김포시의원은 이달 20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총선을 앞두고 뜬금없이 현수막이 붙더니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중차대한 일을 시민 의견에 대한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밝혔다”며 “서울시 편입에 따라 김포구가 된다면 시군에 비해 자치권이 축소돼 스스로 도시 발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인구 48만 명의 김포시를 내주고 얻을 게 없는 경기도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당장 서울시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시민들 사이에서 아직 공론화도 되지 않은 사안인 데다 김 시장이 제안했을 뿐 관계 기관 간 공식적인 논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포시 문제가 정치적 선전 도구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는 점도 서울시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주민투표 등 행정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시민 간 찬반 갈등이 극심해질 수도 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도 김포시 편입론에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이달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김포시 편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질의에 “서울시에서 논의가 제기된 게 아니라 김포시 쪽에서 먼저 논의를 제기한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김포=이경환 기자 lkh@sedaily.com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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