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무시” “수도권 유권자 바보냐”… ‘험지 출마론’에 시끌

서영지 2023. 10. 3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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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쏘아 올린 '영남 중진 수도권 출마론'을 두고 공개적인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혁신위는 "인 위원장 사견"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인 위원장이 추진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논란에 혁신위원인 오신환 전 의원은 "인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혁신위 내부에서 논의한 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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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보선 패배 이후]인요한 ‘영남 중진 수도권 출마론’ 발발 확산
“류현진 아프다고 손흥민 투입하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쏘아 올린 ‘영남 중진 수도권 출마론’을 두고 공개적인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혁신위는 “인 위원장 사견”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인 위원장이 추진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당 안에선 혁신위가 문제의 핵심인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병)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인요한 위원장이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고 했는데, 이건 대구·경북을 잡아놓은 고기 취급하는 격”이라며 “영남권을 무시하는 거냐. 해당 행위에 가까운 언동으로, (인 위원장이) 정중하게 사과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대구·경북의 또다른 의원은 “인 위원장의 발언으로 대구·경북 분위기가 안 좋다. 편하게 물갈이할 수 있는 게 티케이(TK·대구 경북)라고 보는 거 같은데, 왜 우리가 혁신 대상이냐”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기자들에게 “(미국) 콜로라도주 의원을 워싱턴디시(DC)에 갖다 놓으면 선거가 되나”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서울 강서갑 당협위원장인 구상찬 전 의원은 이날 하태경 의원이 주최한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야구 선수) 류현진이 어깨 아프다고 (축구 선수) 손흥민·이강인을 투입할 순 없다”며 “수도권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 (영남 지역 의원들이) 끌려서 (수도권에) 온다는 모습을 보이면 절대 안 찍어준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도권 차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김기현 당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수도권에 출마할 것이냐’고 묻자 “혁신위에서 아직 제안해온 바가 없다. 정식으로 제안을 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란에 혁신위원인 오신환 전 의원은 “인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혁신위 내부에서 논의한 바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은 이날 국립현충원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경상남북도의 훌륭한 국회의원들이 경쟁력이 있으면 서울에 와서 도왔으면 좋겠다”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당 안에선 혁신위가, 혁신의 본질인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 재정립이 아니라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불만도 크다.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김용남 전 의원(전 경기 수원병 당협위원장)은 “수직적인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는 반드시 정상화돼야 한다. 왜곡된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책임 있는 분들이 정치적 책임을 지게 해야 민심을 되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은 “다 각자의 역할이 있고, 저는 월권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나라를 이끌고 당대표는 당을 이끄는 분이기에, 내가 거기에 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선 혁신위원들이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은 “총선 나갈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무슨 혁신을 얘기하느냐”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26일 ‘혁신위원들에게 불출마 약속을 받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약속받은 거 없다”고 했다. 인 위원장 자신도 서울 서대문갑 출마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인 위원장이 총선에 출마하면 혁신위에서 했던 발언이 순수하게 보이지 않는다. 당과 대통령실 관계에 혁신위가 한마디도 못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서영지 선담은 손현수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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