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이사회에 'MZ노조' 첫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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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MZ노조인 올바른노동조합의 노동이사 후보가 공사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에 진출했다.
노동이사 추천 노조원 선거에서 1, 2위 후보를 임명하던 관행을 깨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1위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후보와 함께 3위에 오른 올바른노조 후보를 발탁해서다.
노동이사 두 명을 지명하는 교통공사는 1~4위 후보를 시에 추천한다.
지난 8월 17~21일 치러진 노동이사 선거에서 올바른노조의 조 후보는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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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선거 '1·2위 선택' 관행 깨고
1·3위 임명…MZ노조 힘 실어줘
'양대노총 독식' 이사회서 의결권
정치파업 반기…영향력 더 커져
서울교통공사 MZ노조인 올바른노동조합의 노동이사 후보가 공사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에 진출했다. 노동이사 추천 노조원 선거에서 1, 2위 후보를 임명하던 관행을 깨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1위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후보와 함께 3위에 오른 올바른노조 후보를 발탁해서다. 양대 노총이 관례적으로 맡던 노동이사제도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정치화와 파업 중심 노동 운동에 반기를 든 MZ노조가 사내 근로자대표 선출에 이어 이사회 진출에 성공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는 평가다.
MZ노조 첫 이사회 진입
30일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서울교통공사 노동이사에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의 노기호 후보와 올바른노조의 조은호 후보를 지명했다. 임기는 3년으로 다음달 1일부터 2026년 10월 31일까지다.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 중심인 MZ노조는 지난 2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회사 이사회에 진출하게 됐다.
올바른노조조차도 이번 이사회 진출을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공기관이 도입한 노동이사제는 직원 투표를 거쳐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명 인원의 2배수를 올린다. 노동이사 두 명을 지명하는 교통공사는 1~4위 후보를 시에 추천한다. 시장은 네 명 가운데 두 명을 노동이사로 임명한다. 서울시는 보통 노동이사 추천 선거 1~2위를 노동이사로 뽑았다.
지난 8월 17~21일 치러진 노동이사 선거에서 올바른노조의 조 후보는 3위에 올랐다. 1만6753명 가운데 1만4466명이 투표에 참여해 3530표(24.4%)를 얻었다. 1위와 2위는 민주노총 출신의 노 후보와 장기현 후보가 차지했다. 각각 4599표(31.8%)와 3769표(26.1%)를 얻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 소속인 최재형 후보는 2282표로 4위에 그쳤다. 권오익 무소속 후보가 286표(2.0%)로 5위였다.
오 시장은 2위 대신 3위인 조 후보를 선택해 MZ노조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오 시장의 판단이 파격적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시장들은 이론상 3~4위도 지명할 수 있었지만 노조 반발을 우려해 1~2위 후보를 뽑았다. 공사 역시 2017년 노동이사제를 시작한 이후 득표 상위 2명을 이사로 임명해왔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파격 결정 목소리
노동이사의 권한은 막강하다. 근로자 대표로 공사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가진다. 일반 회사로 보면 이사회 사내이사에 선임된 것과 같다. 오 시장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배경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2위와 3위 간 표 차이가 별로 없었던 데다 임명추천위에서 각 후보의 징계 전력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시 관계자는 “공사가 1만7000명이 넘는 조직이다 보니 특정 연령대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참고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바른노조는 조합원이 2000여 명으로 공사노조(약 1만 명)와 통합노조(약 3000명)에 이어 제3 노조다. 다른 노조와 달리 민주노총 한국노총과 같은 상급 단체도 없다.
규모는 작지만 출범 후 단기간에 세를 불려왔다. 올바른노조는 4월 공사 영업본부 근로자대표 선거에서도 양대 노총의 단일 후보를 10%포인트 넘는 차이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념 투쟁보다 실질적인 조직 운영에 관심을 갖고 움직인다는 점이 선전 요인으로 분석된다. 조 후보는 현장 직원의 작업복 교체, 교대 근무자의 근무 환경 개선 등 실용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직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직원 의견을 듣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젊은 층을 공략한 점도 득표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광식/김대훈/최해련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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