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 ‘럼피스킨병 백신’ 농장주가 접종…효과 불확실 우려
높은 숙련도 요구에 농장주들 어려움 호소
인력 충원 등 비상 방역 체계 구축 목소리
인천시와 강화군이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LSD)’ 확산을 막기 위해 추진한 백신 접종이 모두 수의사가 아닌 농장주가 직접 주사를 놓는 ‘자가접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안팎에서는 오접종 등으로 인한 백신의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시와 군 등에 따르면 현재 강화 지역의 백신 대상 농가 총 500곳의 2만213마리의 소 중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소는 400곳의 1만9천760마리(97.7%)에 이른다.
그러나 이 백신 접종은 모두 ‘자가접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방역 당국은 현재 강화군 소속 수의사가 5명 뿐이다보니, 전체 500곳의 농가에 직접 방문해 접종을 하기에는 어려워 이 같은 자가접종을 추진했다.
현재 농장주들은 약품의 올바른 보관 방법 및 사용법 등에 대한 교육 등도 받지 못한 채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강화군의 한 관계자는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예방 접종이 우선이라 판단했다”며 “일단 자가접종으로라도 빨리 예방 접종을 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백신의 효과가 불확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럼피스킨병 백신은 피하 접종으로, 살과 가죽 사이에 있는 피하층에 주사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등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구제역 백신은 근육에 접종 한다.
강화읍에서 300여마리의 소를 키우는 박상윤씨(60)는 “최근 가족들과 함께 3일 간 백신 접종을 했는데, 소가 계속 움직여서 접종이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피부 층 아래에 주사를 놔야하는데 힘이 부족해 어려웠다”며 “아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주사를 놨다”고 덧붙였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피하층에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물론,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며 “자가접종은 자칫 문제 발생 시 농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 접종 이후 항체 형성까지는 3주가 걸리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시 비상 방역 체계를 구축해 가축 전염성이 발생했을 때 동원할 수 있는 인력풀을 갖추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화군의 불은·송해·양사·하점·화도면 등 총 7곳의 농가에서 럼피스킨병이 확진, 방역 당국은 758마리를 살처분했다. 현재 불은면의 275마리의 소를 키우는 농장에서 추가 의심 신고 1건이 더 들어와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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