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험지 출마론’ 갑론을박… 김기현 “정식 제안 오면 말할 것”
김병관 2023. 10. 30. 18:33
혁신위원장 발언 관련 말 아껴
TK 의원들, 인 위원장에 불쾌감
“낙동강 하류세력 발언 사과하라”
수도권·원외 인사 “변화 위한 진통”
영남 물갈이 분위기 ‘반색’ 온도차
광주 5·18묘지, 현충원 참배한 인
“영남 의원, 서울 돕길” 재차 강조
TK 의원들, 인 위원장에 불쾌감
“낙동강 하류세력 발언 사과하라”
수도권·원외 인사 “변화 위한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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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묘지, 현충원 참배한 인
“영남 의원, 서울 돕길” 재차 강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30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영남 중진 수도권 출마론’과 관련해 “(혁신위에서) 제안을 정식으로 해오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이 당 혁신 방향으로 김 대표를 포함한 당 주류세력의 희생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내에서 쇄신 논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30일 국민의힘은 인 위원장의 ‘영남 중진 수도권 출마론’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특히 이날 의원총회장에선 일부 대구·경북(TK) 의원들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인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원외 인사를 중심으로는 내심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구지역 초선 김용판 의원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을 향해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요즘 대구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거기 기름 부은 것이 인 위원장의 ‘낙동강 하류 세력 뒷전’ 발언”이라며 “대구·경북 시·도민들을 잡아놓은 고기 취급으로 인식했다. 이건 해당 행위에 준하는 언동”이라고 했다.
대구지역 재선 류성걸 의원도 의총장에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5선 조경태 의원은 의총 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만 험지라는 인식은 맞지 않다”며 “험지냐 아니냐의 기준은 상당히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김 대표를 향해서도 희생을 요구하면서 파장은 커지고 있다. 인 위원장은 지난 27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TK·PK(부산·경남)의 스타는 (총선 때) 서울에 왔으면 한다”며 “김기현 대표도, 주호영 의원도 원로 스타들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혁신위에서 아직 제안을 해온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경상남·북도의 훌륭한 국회의원들이 경쟁력이 있으면 서울에 와서 도왔으면 좋겠다. 이름을 거명한 것도 없고 더 큰 의미도, 더 작은 의미도 아니다”고 했다.
당내 수도권과 원외 인사를 중심으론 영남권 험지 출마론을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결국은 여론이 모든 것들을 결정한다”며 “인 위원장이 힘을 받는다 그러면 총선 앞두고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어느 누가 이걸 거부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한 수도권 인사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변화를 위한 진통이 시작된 것”이라며 “김 대표를 비롯한 영남 의원들이 압박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가 1호 혁신안으로 내놓은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대사면을 두고는 당 주류와 비윤(비윤석열)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단순히 징계를 취소해 버리면 될 걸 대사면 운운하고 있다”며 “징계 취소를 하고 안 하고는 내가 정치하는 데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무슨 대단한 시혜적 조치인 것처럼 (대사면을) 하고 있는데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홍 시장이 주말에 (페이스북에) 글을 많이 올리셨는데 일부 댓글을 보니 ‘홍카콜라인 줄 알았는데 쉰카콜라’라는 글이 있었다”며 “수해가 엄청 심했던 상황에서 골프를 쳤던 것을 이제 와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도 “당시 (징계를) 결정했던 윤리위원들의 결정 사항을 좀 돌아봤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이날 출범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다음 일정으로 이날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후에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우리도 희생할 각오를 가지고 통합을 위해 한 힘이 될 수 있도록 뚜벅뚜벅 걸어나가려 한다”고 했다.
김병관 기자, 광주=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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