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어두운 방에 홀로 있어도 부끄럽지 않아야"

이원석 검찰총장이 "타인을 단죄하는 일을 하는 검찰 구성원은 스스로 작은 허물 하나라도 없는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검찰 구성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이 총장은 오늘(30일)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열린 월례회의에서 "때로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고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형사사법을 담당하는 우리의 손이 깨끗해야 하는 것은 숙명"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취임 이후 여러 차례 공직자는 투명한 어항 속에 있는 물고기와 같아서 어두운 방에 홀로 있어도 부끄럽지 않도록 처신해주기를 당부했다"며 "외부에서 검찰에 대해 부당하게 문제 삼는 경우라도, 설사 악의적으로 그 문제를 제기한다손 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흰 쌀밥에 조그만 돌 하나만 들어가도 돌밥인 것이고, 컵에 담긴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만 들어가도 곧바로 먹물이 되는 이치를 유념해야 한다", "가장 부끄러운 것은 자기 자신에게 부끄러운 것이므로, 스스로 돌아보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항상 언행을 가다듬기 바란다"고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는 최근 간부급 검사들의 처신이 부적절하다는 문제 제기가 검찰 바깥에서 잇달아 제기된 것을 두고 나온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앞서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정섭 수원지검 차장검사의 개인 비위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현직 부장검사가 추석 명절에 정치 활동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문자를 발송했다며 원문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총장은 또 "검찰의 두 주춧돌은 '실력과 겸손'"이라며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를 언급했습니다.

심각한 무릎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스스로를 "평범한 운동선수"라 표현한 안 선수를 추켜세우며 "갓 스물을 넘긴 그의 겸손한 모습에 존경심이 절로 들었다"면서, "국민은 범죄에 추상처럼 대응하는 검찰을 원하며 국민을 춘풍처럼 겸허히 섬기는 검찰이 되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검찰 구성원 모두의 소명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