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팔레스타인 공격하는 이스라엘 비판 거부하면서도 "압박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침묵하면서도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부추길 수도 없는 미국의 입장을 보여주는 대목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은 '미국,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를 위해 이스라엘 최고위급과 소통하면서 전쟁 확대에는 침묵'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설리번 보좌관이 이스라엘이 정당한 방법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에 대한 대답은 거부하면서 미국이 이스라엘과 "최고위급"에서 가자지구의 민간인 생명 보호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군 투입에 대해 "그들은 결정을 내리고 작전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라며 공개적인 비판을 거부했다. 그는 "그들(이스라엘)이 하는 공격과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그러나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투입하는 군사력의 범위와 의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들 사이에 어려운 대화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설리번 보좌관이 "우리는 이 작전 (이스라엘의 지상전)과 관련한 전술적, 전략적 문제와 관련해 목표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의 일치성과 같은 문제와 관련해 그들(이스라엘)을 압박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 발언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강도 및 수준에 대해 미국이 이스라엘의 자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어 이스라엘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테러리스트와 민간인을 구별하고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국제인도법(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에 근거한 이스라엘의 책임을 경감시키지 못한다"며 가자지구 민간인들에 대한 공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임을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지역의 파트너들과 자주 접촉하고 있다면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인질 석방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이들을 석방시킬 수 있는 길이 아직 남아있다고 믿고 있다"며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가자 지구로의 지속적인 인도적 지원 유입의 필요성 및 민간인 생명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자국 방어를 지지한다면서도 "민간인 보호를 우선시하는 국제인도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방송은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지난 주말 가자지구에 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가 중단되자 이스라엘에 통신을 복구하라는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 27일 유엔에서 열린 긴급총회에 상정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대해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 대한 규탄이 빠져있다며 반대한 바 있다. 당시 이 결의안은 찬성 120표로 채택됐다.
미국이 유엔에서 이스라엘의 입장에 발을 맞춘 셈인데, 미국 내에서,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바이든 정부가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완전히 일치된 입장을 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프라밀라 자야팔 미 민주당 하원의원은 29일 미국 방송 MSNBC에 출연해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식량과 연료, 물을 제공하는 것을 거부한 러시아를 비난했다"며 미국 정부가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공격을 국제법 위반으로 부르지 않는다면 도덕적인 측면에서 우리(미국)의 신뢰와 권위는 크게 떨어진다"라며 "지금 우리는 고립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야팔 의원은 "미국은 (이 문제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우리는 이스라엘에게 가장 큰 군사적 후원자였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납세자들은 (세금으로 낸) 달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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