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음주가 위험한 7가지 이유
폐경 앞당기고 유방암 가능성 높여
알코올 분해 못해서 간세포 손상
폐경 후 골다공증 위험도 높여
산모 음주 태반 통해 태아에 그대로 가
최근 10년 동안 한국 여성의 과음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여성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신체가 알코올에 훨씬 취약합니다.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이 남성보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빨리 올라가고, 간도 더 많이 손상을 입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차이는 알코올이 체내에서 흡수, 분포, 대사되는 방식 때문입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중이 가볍고, 몸 속 지방 비율이 높은 반면 수분 비율이 낮습니다. 알코올을 희석시키는 몸 속 수분이 적으니, 같은 양을 술을 마셔도 여성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남성보다 빠르게 올라갑니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먼저 위에서 소화를 시킵니다. 여성의 위장은 남성보다 작고, 위장에서 분비되는 알코올 분해 효소(ADH)의 양도 남성보다 여성이 적습니다. 알코올 대사 첫 단계인 위에서부터, 역량이 떨어지니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남성보다 높아지겠지요.
이렇게 위장에서 소화시키 못한 알코올은 혈중으로 흡수되고, 간에서 대사가 됩니다.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은 간의 알코올 분해 효소 활동을 방해합니다. 그러니 여성은 알코올을 처리하는 속도가 남성보다 떨어집니다. 여기에 알코올을 제거하면서 생기는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하이드도 남성보다 많이 생겨서, 여성의 간 세포를 파괴합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지방간이 더 생기고, 지방간염, 간경변증으로 발전합니다. 대한간학회는 간경변이 발생하는 최소 알코올 양에 대해 여성은 하루 10~20g(남성 하루 20~40g)으로 정했습니다. 소주 한 잔에는 7~8g의 알코올이 들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여성은 하루 3잔의 소주도 위험합니다.
음주는 자궁 건강에도 치명적입니다. 알코올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를 늘리기 때문에,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불임, 대사증후군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에스트로겐은 자궁내막의 두께, 배란과 생리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에스트로겐이 많이 분비되면, 자궁근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음주는 탈수를 일으키기 때문에 생리 중에 음주를 하면 생리통이 심해집니다.
오랜기간 음주한 여성은 유방암 발생 비율도 높습니다.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발병율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알코올이 난소 부피를 줄인다는 보고도 있지요. 어떤 주종이든 하루 알코올 10g 이상을 섭취하면 폐경 여부에 관계없이 7~10% 정도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음주가 여성 폐경 증상을 앞당긴다는 국내 연구도 있습니다.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 권리아 박사 연구팀은 2014년~2018년 42세 이상 52세 이하의 폐경 전 갱년기 여성 2394명 대상으로 평생 술을 먹지 않는 사람과 술을 마시는 사람을 음주량에 따라 구분해 5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음주량과 안면홍조 등 갱년기 증상은 유의미했습니다. 이론적으로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안면홍조와 발한,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신 여성은 폐경 후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음주는 뼈 건강에 부정적입니다. 알코올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오히려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입니다. 과음을 하면 음식을 먹어도 칼슘을 잘 흡수하지 못해 골밀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여성의 정신 건강이 더 취약하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여성의 몸이 남성보다 알코올에 취약하기 때문에 더 빨리 취하고, 자제력을 잃기 쉬워서 오히려 알코올에 쉽게 의존한다는 겁니다. 5년 마다 한 번씩 조사하는 알코올 사용장애(알코올 남용 및 의존) 유병률을 보면 18~29세 여성은 2001년 4.8%, 2006년 4.7%, 2011년 5.7%, 2016년 6.9%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알코올은 산모에게 특히 위험합니다. 임신 중인 여성이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태반을 통해 고스란히 아기에게 전달됩니다. 이 때문에 유산하거나 조산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산모가 과음은 태반 혈관을 수축시켜 영양분 공급 감소, 산소 공급 저하, 정상 발육에 필요한 비타민 A와 엽산의 저하 등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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