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진까지 합성”…‘대출 이자 3000%’ 성착취 추심 일당 검거
[앵커]
생활고에 시달리던 20대 여성.
한 대출 업체로부터 20만 원을 빌렸습니다.
담보는 지인의 연락처였습니다.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빚 독촉과 협박은 지인들에게 전가됐습니다.
담보 대신 요구했던 연락처가 덫이었습니다.
돈을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들은 성착취물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그 강도는 점점 높아졌습니다.
성착취와 불법 사채가 뒤섞인 이른바 '성착취 추심'입니다.
한 20대 남성은 SNS 계정을 담보로 15만 원을 빌렸다가 나체사진이 뿌려지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KBS가 이런 악랄한 성착취 추심의 존재를 고발했는데요.
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최대 만3천 퍼센트라는 말도 안 되는 이자를 요구했는데 피해자만 83명, 피해 금액은 2억 3천만원에 달합니다.
최민영 기잡니다.
[리포트]
최근까지 옷 가게를 운영한 30대 여성 김 모 씨.
사업난이 심각해져 울며 겨자먹기로 불법 사채업자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빌린 돈은 100만원이었지만 순식간에 이자만 천 2백만 원으로 늘었고, 기한 내 돈을 못 돌려주자 추가 요구사항이 내걸렸습니다.
담보로 나체사진을 내놓으란 거였습니다.
[김 모 씨/성착취 추심 피해자/2023년 9월 26일/KBS 시사기획 창 인터뷰 : "전체 벗은 거 하나, 상체 하나, 하체 하나, 이렇게 악랄하게 말하니까... 아들한테 니 엄마 여기 xxx 사진 보내줄까?…."]
사진을 건넨 이후,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업자들은 심한 욕설 등 메시지를 수시로 보내며 "돈을 갚지 않으면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했고, 실제로 거래처와 지인들에게 나체 사진을 마구 유포했습니다.
[김 모 씨/성착취 추심 피해자/2023년 9월 26일/KBS 시사기획 창 인터뷰 : "(사업이) 너무 힘들어서 빌리게 된 거였어요 처음에. 꼭 그렇게까지 해서 돈을 빌려야됐나…."]
이런 수법에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2, 30대 저신용자들이었습니다.
대출업자들이 요구한 이자는 연 평균 3천 % 수준이었고, 일부에게는 만 3천 %의 살인적인 금리까지 적용됐습니다.
이후 돈을 상환하지 못하면 무리한 요구가 시작됐고, 대출자의 엄마, 여동생 등 가족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해 뿌리기까지 했습니다.
[기도균/과장/동대문서 수사2과 : "30만 원 (빌려주고) 일주일 뒤에 50만 원. 그리고 50만원을 안 갚을 경우에는 (이자가) 시간당 5만 원씩…. 대출 조건에 나체 사진을 요구하는…."]
경찰에 파악된 피해자만 83명, 피해 금액은 2억 3천 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대출업자 일당 11명을 검거해 4명을 구속 송치하고, 자금 공급책을 추가로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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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영 기자 (my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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