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봉쇄 3주째, 가자지구 '아비규환'...유엔 창고 약탈까지
[앵커]
이스라엘의 대규모 폭격으로 가자지구 내부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입니다.
완전 봉쇄 속에 주민들이 극한 상황에 내몰리면서 약탈이 일어나는 등 사회 질서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최영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새까맣게 다 타버린 도시,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이스라엘이 폭격의 강도를 한층 높이면서 가자지구 곳곳이 초토화됐습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생존자를 구하기 위한 필사적인 맨손 구조작업이 펼쳐집니다.
[라잡 잘라다 / 가자지구 주민 : 우리는 3시간 동안 지칠 줄 모르고 땅을 파고 있습니다. 제 동생이 몸의 절반이 파묻힌 채 잔해 아래에 갇혀 있습니다.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있어요.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대규모 폭격으로 통신마저 마비돼 헤어진 가족들은 서로의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아델 아미스 / 가자지구 주민 : 라디오에서 인터넷이 더 이상 안 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화가 끊겼어요. 전화를 걸거나 모바일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신호가 하나도 없습니다.]
완전 봉쇄 3주째, 식량 등 물자가 바닥나자 유엔의 구호물품 창고까지 털렸습니다.
주민 수천 명이 물품창고 4곳에 난입해 생필품을 마구 가져간 겁니다.
유엔 난민기구는 "사회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 위험한 신호"라고 우려했습니다.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되면서 수돗물도 끊겨 바닷물로 설거지와 빨래를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병원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하루에만 수십 명씩 밀려드는 사상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인데, 연료와 의약품 공급이 끊기면서 가자지구 병원 가운데 3분의 1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사람들은 늘어만 가는데 이들을 묻을 묘지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디아 아켈 / 누 사이랏 공동묘지 직원 : 매일 50~60명, 많게는 70명의 순교자가 묻힙니다. 이제 공동 묘지는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큽니다.
가자지구 내 사망자 수 8천여 명 가운데 어린이 사망자는 이미 3천 명을 훌쩍 넘어서 지난 3년간 세계 20여 개 분쟁지역의 연간 어린이 사망자 수를 넘어섰습니다.
YTN 최영주입니다.
YTN 최영주 (yj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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