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랩]"근현대사 관통한 소시민들 이야기, 그게 본질"…'꼬꼬무' 100회의 의미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역사 속 다양한 '그날'의 이야기를 지금 우리의 시점으로 쉽고 친근하게 풀어 '스토리텔링'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새 장을 연 '꼬꼬무'가 100회를 맞는다.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는 프로그램 MC로 활약하는 장현성, 장성규, 장도연과 연출을 맡은 황성준PD가 참석해 지난 100회를 돌아봤다.
'꼬꼬무'는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한국의 근현대사 사건들을 '장트리오' 장현성, 장성규, 장도연이 게스트를 초대해 1대 1 대화 형식으로 가볍고 친근하게 전달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시즌제 방송의 인기에 힘입어 정규 편성이 된 '꼬꼬무'는 지난 2021년 10월 21일 첫 방송 이후 매주 목요일 밤 시청자를 만났고, 오는 11월 2일 100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 '그알', '전원일기'처럼 오래오래
100회를 맞은 소감을 묻자 장성규는 "제가 한 것이 먼지만큼도 안되지만, 이런 귀한 프로그램의 일원으로 100회를 함께 한 것이 영광스럽고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꼬꼬무'의 김상중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그것이 알고 싶다'의 장수 MC로 활약 중인 김상중을 언급하며 "앞으로 1000회를 넘게 같이 하고 싶고, 그런 컨디션이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장도연은 "제가 다른 프로그램도 하지만, '꼬꼬무'가 주는 힘이 있다. 나중에 제가 방송했던 걸 돌아보며 자신 있게 힘줘 말할 수 있는 거 하나가 '꼬꼬무'가 아닐까 싶다. 제가 여기 껴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늘 반은 진심, 반은 농담으로 말하는데, 제 이미지 세탁에 최고의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다. 저한테는 학교 같은 프로그램이다"라고 '꼬꼬무'의 유익함을 언급한 장도연은 "늘 감사한 마음으로, 전 김상중 씨가 아니더라도 '그알'의 테이블 위 등 정도가 되어 계속 가고 싶다"라고 장성규의 말과 연관 지어 바람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현성은 "이렇게 긴 작품을 오래 해본 적이 없다. 아무리 드라마나 영화가 길어도 1년 내외로 끝나는데, '꼬꼬무'를 통해 2년 동안 같은 식구들 만나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얼굴 보며 즐거워하는 게 저한테 첫 번째 경험이다. 그래서 감회가 크다"라고 100회를 맞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현성은 "제가 '꼬꼬무'를 하면서 배우는게 많은데, 자연인 장현성으로도 이 프로를 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배운다는 게 절 기쁘게 한다"라며 "전 직업이 배우니까, 장수드라마 하면 '전원일기'가 있는데, 전 '꼬꼬무'의 최불암 선생님이 되는 걸 노려보겠다"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 100회 동안 사랑받은 '꼬꼬무' 만의 매력
황성준PD는 목요일 밤 노래하는 예능들이 경쟁프로그램인 것이 솔직히 "힘들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본질'에 집중하려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황PD는 "저희 입장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려 한다. 또 좋은 아이템을 위해, 요즘엔 다시 본질에 집중하려 한다.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관통했던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공감 있게 풀어내느냐, 그게 '꼬꼬무'의 본질이다"라고 말했다.
황PD가 언급한 대로, '꼬꼬무'는 굵직굵직한 근현대사 사건들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간 소시민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다른 시사교양 프로그램들과 차별점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꼬꼬무' 99회에서는, 10.26 사태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그 중심에 있었던 요리사, 경비원 등의 사연을 조명해 관심을 모았다.
황PD는 "그분들이 렌즈이고, 그걸 통해 바깥의 사건을 담아내려 한다. 그게 저희 프로그램의 정신이라 생각한다"라고 '꼬꼬무'만의 지향점을 설명했다. 이어 "이야기 중심이라서, 어렵거나 좀 딱딱한 이야기, 때론 정치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이야기도 저희를 통해 쉽게 접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고 이야기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MC들이 그런 이야기를 전하는데 특화된 분들이다"라고 MC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꼬꼬무'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또 하나의 매력은, 마치 친구에게 전해 듣는 것처럼 텔러와 리스너가 1대 1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이다.
장성규는 "제가 초등학생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했던 프로그램 중에 가장 많이 언급해 주는 게 '꼬꼬무'더라. 어려운 얘기일 수 있는 것들을, 초등학생 친구들이 기억하고 저한테 얘기한다는 게 1대 1이 주는 편안함이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어린 친구들에게 어려운 이야기의 진입장벽을 낮춰준 게 이 '꼬꼬무'이지 않나 싶다"라고 경험담을 밝혔다.
# 제작진과 장트리오의 노력
'꼬꼬무'가 방송되기 위해 40~50명의 제작진이 아이템 선정, 취재, 녹화까지 굉장히 공을 들인다. 그렇게 준비한 방송은, 한 회차의 대본 분량이 매번 100페이지를 넘을 정도로 방대하다. 그런 제작진의 노고를 잘 알기에, 장트리오는 제작진이 준비한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전달하려 노력한다.
'꼬꼬무' 초반에는 녹화 전에 자체적으로 대본 리허설을 했다가 스스로 지치는 기분이 들었다는 장도연. 그는 "대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아니까. 제가 보는 대본을 잘 숙지만 해도 오늘 숙제는 마치는 거라 생각이 들더라"며 "이제는 제가 이걸 잘 전달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치열하게 했다면, 지금은 처음만큼 열심히 공부하지 못하는 지점도 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한 장성규는 제작진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방향을 잃지 않고 잘 전달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꼬꼬무'는 전적으로 제작진의 예술이라 생각한다"며 "지금의 전 앵무새 역할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분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게 잘 옮겨 가는 것이 텔러의 역할이라 본다"라고 전했다.
장현성은 "회를 거듭할수록, 확실히 믿음이 생기는 건 분명하다"며 제작진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어 "녹화 전에 항상 근처 설렁탕 집에 가서 특사이즈 설렁탕을 먹고 녹화에 들어가는데, 녹화가 끝나면 배가 엄청 고프다. 앉아서 말만 했는데도 그렇더라. 배가 고플수록, 쾌감이 더 커진다"라고 매번 최선을 다해 녹화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에 대해서 조금씩 차곡차곡, 서로 믿을 수 있으면 좋은 거 같다"라고 제작진과 장트리오와의 상호 믿음에 대해 설명했다.
# 194명의 게스트
지난 100회 방송 동안 총 194명의 이야기 친구가 '꼬꼬무'에 출연했다. 이 리스너들 중에는 3MC와 실제로 친분이 두터운 사람도, 처음 만났지만 함께 역사적 '그날'의 이야기를 공유한 사람도 있다.
이런 게스트 섭외 비하인드에 대해 장현성은 "전 '꼬꼬무'의 (파일럿, 시즌제 방송 이후) 정규 편성 때부터 시작해서, 제작진이 (초반 리스너로) 실제 저와 가까워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들로 많이 배려해 줬다. 그래서 제 주변에 청을 많이 드렸고 흔쾌히 받아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문제는 스케줄이었는데, 녹화 요일에 맞춰서 저마다 되는 순서대로 나와줬다"며, 특히 '꼬꼬무' 100회 방송에 리스너로 출연할 배우 이정은을 언급했다. 그는 "이정은 씨는 저와 연극할 때부터 친했던 누나인데, 처음부터 '꼬꼬무'에 나와야지 하다가, 100회가 되어서야 나오게 된 거다"라며 출연까지 오래 걸리게 된 이유를 전했다.
장도연은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정말 많구나 체감했던 건, 주위에서 먼저 출연하고 싶다고,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 대뜸 출연하고 싶다고 한다. 그럼 뿌듯하다"며 주변에 '꼬꼬무' 출연을 바라는 연예인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 프로그램에서만 나눌 수 있는 대화들이 있다. 평소 사석에서도 잘 나누지 않는 주제로 대화를 할 수 있고,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눌 수 있다"며 "그런 '꼬꼬무'의 회차들마다, 좋지 않았던 게스트가 없다"라고 그동안 '꼬꼬무'에 출연해 준 게스트들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장도연처럼 "저도 지금까지 함께 해온 게스트들 너무 감사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한 장성규는 "아이유 씨가 꼭 한 번 나와주면 좋겠다"라고 향후 출연을 희망하는 연예인을 뜬금없이 언급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이어 장성규는 진중한 면모도 보였다. 그는 "'꼬꼬무'가 억울한 일을 당하신 분들,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주신 분들을 집중하고 부각시키는 프로그램인데, 게스트 세 자리 중 한 자리 정도는, 정말 재능 있고 좋은 사람인데 일거리가 없어 힘든 분들한테 열어두고 함께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게 '꼬꼬무'와 어울리는 방향 같다"라고 게스트 섭외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 꼬꼬무의 방향성
100회라는 기념비를 세운 '꼬꼬무'는 앞으로도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지 않으며 저변을 넓혀 나갈 계획을 하고 있다.
황PD는 "이제 '꼬꼬무'가 시대적 배경이든 공간적 배경이든, '확장이 되는구나' 생각할 수 있을 거다.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라도, 굵직굵직한 현대사 못지않게 공감되는게 많다. 열심히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뜨거운 시사프로그램으로서의 장점과, 그 저변에 차가운 머리를 지니고, 100회 이후에도 계속 잘 제작하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취재진을 대상으로 그동안 '꼬꼬무' 측에 취재 요청이 많이 들어왔던 사건들 가운데 아이템을 선정하는 투표가 진행됐다. 그 결과 '개구리소년' 사건이 투표 1위를 차지했다.
'꼬꼬무'의 김재원 CP는 "가장 많은 투표받는 건 무조건 하자고 했다. ('개구리소년' 사건이) 어렵기도 하고 많이 알려지기도 해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걱정되는 아이템인데, 내년 상반기 안으로, '개구리소년' 사건을 준비해서 여기에 남겨진 진한 이야기를,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해 보겠다"라고 예고했다.
한편 '꼬꼬무' 100회는 오는 11월 2일 목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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