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수소, 불편한 오해와 진실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2차세계대전 중 미국의 핵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 원자폭탄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최근 영화 '오펜하이머'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원자폭탄의 개발과 활용으로 2차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인 전쟁은 종식됐지만, 세상의 파괴자로 자책하던 오펜하이머는 더 이상의 전쟁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거부하고, 미국 정부가 추진하던 수소폭탄 계획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는 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수소폭탄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일컫는 수소에너지는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중수소·삼중수소와는 다르다. 급격한 산업 및 문명의 발달은 유한한 지구의 화석연료에 의존함이 컸다. 이러한 유한한 화석연료는 지역적인 편중성으로 인해 인류 역사상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화석연료의 이용은 인류의 삶을 문명의 이기들로 인한 풍요로움과 급격한 지구 온난화, 주변 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한 불안함을 동시에 가져다 주는 이중성을 가져왔다. 에너지는 문명의 흥망 성쇠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소는 인류의 에너지 문제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소(화학 기호 H)는 원자번호가 1이고 원자량 1.00794 g/mol인 모든 원소중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이다. 수소의 물리적 특성은 녹는 점은 영하 259 ℃, 끓는 점은 영하 252.8 ℃로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상적인 상온에서는 가스 형태로 존재한다. 비록 수소는 대기 중에서는 1 ppm 이하로 극미량으로 존재하지만 우주적인 입장으로 본다면 그 양이 전체 우주 원소 질량의 75% 정도 우주의 대부분 물질은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소(hydrogen)라는 이름은 물의 뜻을 나타내는 그리스 단어 'hydor' 와 생성을 의미하는 'geinomai' 와 결합 으로 이는 물의 생성요소를 나타낸다. 수소는 1766년에 영국의 헨리 캐빈디시에 의해서 처음으로 발견되었고 프랑스의 화학자 라브와지에에 의해서 수소로 명명됐다. 이러한 수소는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물을 원료로 얻을 수 있고 연소 후 다시 물로 재순환됨으로 고갈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무한한 청정자원이다.
수소에너지는 기술적 난이도는 높지만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 에너지원으로 장기간·대용량 저장이 가능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환경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석탄·가스 등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수소는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생산이 가능해 에너지 자립에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소는 에너지 매체로서 다른 에너지 매체에 비해 몇 가지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소는 연소 시 공해물질이 배출되지 않으며, 중량당 에너지 밀도가 높다. 수소는 연소 시 물 이외의 어떠한 공해물질도 발생시키지 않는 청정에너지이므로 각종 수송 수단이나 발전 시스템 등 주위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수소가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경제성장과 친환경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경제사회를 수소경제라 일컫는다.
한편 수소는 일반적으로 폭발성 가스로 분류가 되어 수소 사용이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편향돼 있다. 수소가 산소와 만나 폭발하기 위해서는 국소적으로 그 비율이 맞아야 되는데, 수소의 분자량이 극히 작음으로 인해 수소의 운동 속도는 그와 반비례해 여타 가스보다 크므로 수소가 배출됐을 때에는 그 분자 속도로 인해 급격히 공간으로 퍼져 폭발의 위험은 그만큼 감소한다.
또한 이러한 위험성은 가스 형태의 수소가 가지는 것으로 수소를 고체 표면에 고정해 이용하는 고체 저장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위험 또한 사라질 것이다. 조만간 우리는 맹물로가는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해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분석과학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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