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이 말도 없이 그냥 가" 재판장 당황케 한 이 상황 왜?

교도관 구치감 복귀, 구속 집행 못해…이례적 상황에 재판부도 당황
법무부 "불구속 피고인 호송, 교도관 책임아냐" 해명

대전지법 천안지원.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법정 구속된 피의자가 호송 인력의 부재로 장시간 법정에서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30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준강간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38)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구속 사유를 설명하고 영장을 발부하려고 했지만 절차가 지연됐다. A씨에 대한 구속을 집행할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불구속 재판 중 구속된 피고인은 법정 옆에 마련된 구치감에 대기하다 교정기관의 교도관에 의해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교도소로 호송된다.

하지만 A씨에 대한 판결 선고가 이뤄진 오전 11시께 구치감은 불이 꺼져 있었다. 교도관은 수감자들을 데리고 복귀한 상태였다.

재판장은 "교도관은 말도 없이 그냥 가느냐"며 황당해했고, 법원 보안관리대원도 "평소에는 기다렸다 가는데…"라며 "처음 겪는 일"이라고 당황해했다.

A씨는 피고인석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법원은 급히 보안관리 인력을 추가 배치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했다.

상황은 검찰이 급히 호송팀을 호출하면서 일단락됐다. 판결 선고 후 20분 동안 우두커니 서 있던 A씨는 구속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한 뒤 구치감으로 이동해 구속 절차를 밟았다.

20여 분 만에 재개된 재판에서 또다시 법정 구속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B씨(20대)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집행유예 판결에도 범행을 반복했다"며 "피해자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씨는 검찰 호송팀에 인계돼 호송됐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구속 피고인의 경우 교도관이 호송 업무를 맡지만 불구속 피고인의 경우 스스로 법원에 나오고 구속이 될지, 안될지 모르기 때문에 교도관이 기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구속 피고인이 구속될 경우 검찰 등에서 교도소로 호송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