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엑스포 밑그림 그린 서병수 "과정 자체가 자산될 것"
2014년 시장 취임 후 유치 첫발
2018년 연임 실패하며 지지부진
"교류 없던 나라들에 부산 알려
성패 떠나 발전 계기 된 것 확실
실패해도 2035년 목표로 계속"
2030부산엑스포 결전의 날까지 불과 한달 여를 남겨둔 요즘, 부산엑스포를 처음 기획한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만큼 감회가 남다른 인물도 없다. 지난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그가 밑그림을 그렸던 2030부산엑스포가 지난 1년 간 숨 가쁜 유치 레이스를 달려온 끝에 그 결과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패를 떠나 부산엑스포 유치 과정 자체가 부산에겐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2030부산 미래’ 고민의 산물이 엑스포
서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하기 몇 년 전부터 ‘2030년에 우리 부산이 어떤 모습으로 세계에 비칠까’라는 고민을 했다”며 “부산을 세계 30대 도시로 만들고 지역별국내총생산(RGDP)을 1인 당 5만 달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출발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구상에서는 강서구 맥도를 개최지로 삼아 낙동강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있었다. 대한민국 내에서, 또 부산 울산 경남에서 부산의 위상 등에 대한 고민도 더해졌다.
그는 “글로벌 이벤트가 있어야 부산이 많이 알려져 관광객이 모이고 투자 유치도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고, 3대 글로벌 이벤트 중 우리나라가 하지 않은 것이 등록박람회였는데, 마침 2030년에 세계박람회가 예정돼있어서 부산이 유치를 해야 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2014년 7월 부산시장으로 취임했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첫 발도 그때 내디뎠다.
통상 국제엑스포는 국가사업이어서 국가가 계획을 세우고 국내 지자체로부터 신청을 받는 ‘탑 다운’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부산엑스포는 부산시가 먼저 추진한 것이라 국가사업을 확정 짓기까지의 과정을 밟아야 했다. 게다가 대구와 인천도 부산엑스포 추진 상황을 접하면서 유치 의사를 밝혀, 국내 지자체 간 경쟁이 벌어질 뻔 했다. 그러나 부산시가 이들 도시보다 훨씬 앞서서 추진한데다 정부와 활발한 소통을 해온 까닭에 이들 도시들도 중도 포기했다고.
시장으로 재임 중 그는 부산엑스포 기본계획 수립, 범시민추진위원회 출범, 100만 인 서명운동 등을 진행하는 동시에 국가사업으로 확정받기까지의 과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2018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연임에 실패하면서 그의 표현을 빌자면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시장직을 내려놓았지만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인 지난해 7월 공식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가 꾸려지고 예산, 조직 등이 투입된 것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한테도 고맙게 생각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인수위 때, 그리고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꾸준히 부산엑스포를 꼭 해야 된다고 하면서 열심히 유치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2018년에 부산엑스포를 국가사업으로 지정하기로 승인하고도 1년 여가 지나서야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 이후 유치위 발족이나 예산, 조직 투입 등이 일사천리로 이뤄져야 하는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혀 진척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늦게 뛰어든 유치전이지만
서 의원은 지난해 8월 대통령 특사로 중앙아시아 3개국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벌써 분위기가 사우디가 한 바퀴 다 돌고 갔더라. 부산도 그렇고 그 누구도 글로벌 유치전을 시작하지 않았을 때이다 보니, 사우디가 유치 지원을 요청했을 때 대부분 국가들이 쉽게 이에 응했다”고 말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산이 사우디 리야드에 밀린다는 판세분석이 나왔던 것도 일종의 선점효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서 의원은 “유치 활동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나라, 또 긴밀하게 접촉하지 못했던 나라들하고 수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어 “유치전을 시작했을 때가 K팝, BTS가 세계를 휩쓸고, 마침 우리나라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이 고조될 때였다”며 “그래서 우리나라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한 번 만나고 두 번 만나고 세 번 만나면 되겠다 싶은 그런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엑스포 유치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과 부산을 알릴 수 있었고, 최근 부산을 찾는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것도 엑스포 유치 활동의 효과라고 서 의원은 봤다.
그는 “성패를 떠나서 끝까지 우리가 해야 되고, 만일 이번에 안되더라도 2035년도 계획을 세워 계속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유치를 위해 다녀보면, 부산이라고 하는 도시를 알리고 부산이 발전하는 분명한 계기가 되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했다.
국회 엑스포 유치 지원 특위 전반기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서 의원은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기존 특위가 ‘국회 엑스포 지원 특위’로 이름을 바꿔 법, 제도 개선 및 예산 확보 등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 의원은 “유치 결과가 나오면 백서를 만들어서 국제행사를 유치 경험 등에 대한 자료를 남기도록 엑스포 유치위원회에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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