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국민 사이 콘크리트 깨야”…‘추도예배’ 논란엔 침묵

“작은 틈 열어 국민 목소리 전달되길” 참모진에 현장 방문 주문
대통령실, 이태원 참사 1주기 예배 논란엔 “추가할 말 없다”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민들은 정부 고위직과 국민 사이에 원자탄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작은 틈이라도 열어줘 국민들 숨소리와 목소리가 일부라도 전달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이도운 대변인이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순방기간 대통령실이 모범을 보이는 차원에서 사흘 간 36곳에서 현장 소통을 해보니, 우리가 다 아는 얘기라도 현장에서 직접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더 생생하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심각성도 피부에 와 닿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장관들이 일정을 참모들에게 맡기지 말고 주도적으로 일정을 관리하고 일부러 시간 내서 현장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어 "국민이 좋아하는데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냐"며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이 직접 청취한 국민 외침 중에서도 공통적 절규는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현장에서 참모들이 직접 들은 고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식당에서는 끝없이 올라가는 인건비에 자영업자들이 생사의 기로에 있음을 절규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ILO(국제노동기구) 조항에서 탈퇴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비상 대책 마련을 호소하셨다"고 민심을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장에서 청취한 고충이 정책으로 연결되느냐'는 질문에 "현장의 목소리를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하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이고 어떤 정책과 직접 연결 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예배 참석과 관련해,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가 추도예배를 기획한 적이 없고 앞서 교회 측이 예배 제안을 거부했었다는 이야기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예배 관련해서 어제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다"며 "거기에 더 추가할 말은 없는 것 같고,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 있으니 다양한 목소리를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을 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