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환율에 … 韓국민소득 또 밀려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당 원화값 하락 추세가 겹치며 한국과 주요 7개국(G7) 간 소득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세계은행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3만5990달러로 집계됐다. G7 가운데 GNI가 가장 낮은 이탈리아(3만7700달러)보다도 1710달러 적은 수치다. 한국은 2020년에 사상 처음으로 이탈리아의 국민소득을 따라잡았지만, 이듬해부터 2년째 상대 소득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성장 국면으로 인해 한국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데 원화 역시 유로화에 비해 절하폭이 커지며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291.9원으로 1년 새 12.8% 절하된 반면 이탈리아가 사용하는 유로화는 절하율이 10.9%로 원화보다 낙폭이 덜했다.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도 이탈리아의 성장세가 더 강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한국은 2.6%인 반면 이탈리아는 3.7%를 기록했다.
구매력(PPP)을 기준으로 환산한 국민소득도 2년째 이탈리아에 역전됐다. PPP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지난해 5만730달러로 이탈리아(5만2470달러)에 비해 2년째 낮은 상태가 계속됐다.
통상 국가별 소득은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최근 3년치 시장 환율을 적용해 환산(아틀라스 방식)하거나 각국 구매력을 바탕으로 세계은행이 산출한 국제 통화 지표를 잣대로 환산(PPP 방식)하는데, 국가별 중장기 추세를 분석할 때는 PPP 방식을 채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올해 한국이 G7 문턱에 서 있는 이탈리아를 재차 추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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