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역대 최저 취업률…"대학 기량 하락·아시아쿼터 영향"

하남직 2023. 10. 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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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문을 두드렸던 42명 중 선택을 받은 선수는 절반도 되지 않는 단 20명(47.62%)이었다.

30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V리그 2023-2024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역대 최저 취업률'의 아쉬움 속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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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V리그 신인 드래프트서 42명 중 20명만 지명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우리도 이제 프로!'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3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2023-2024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삼성화재 이윤수(왼쪽부터), 우리카드 김형근, OK금융그룹 박태성, 삼성화재 양수현, KB손해보험 윤서진, 한국전력 신성호, 현대캐피탈 김진영 등 구단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3.10.30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의 문을 두드렸던 42명 중 선택을 받은 선수는 절반도 되지 않는 단 20명(47.62%)이었다.

30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V리그 2023-2024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역대 최저 취업률'의 아쉬움 속에 끝났다.

남자부 드래프트에서 절반 이하만 선택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2005-2006시즌의 56.25%(16명 중 9명)보다 취업률이 더 낮았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지명권까지 활용해 5명씩을 지명했지만, OK금융그룹은 3명, 우리카드와 한국전력, 현대캐피탈 2명씩, 대한항공은 1명만 뽑았다.

신인 선수를 더 뽑을 수 없는 구단 사정을 잘 아는 '배구계 선배'인 프로구단 감독들은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현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3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2023-2024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삼성화재 이윤수(앞줄 왼쪽부터), 우리카드 김형근, OK금융그룹 박태성, 삼성화재 양수현, KB손해보험 윤서진, 한국전력 신성호, 현대캐피탈 김진영 등 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3.10.30 jjaeck9@yna.co.kr

사령탑들은 일단 최근 대학, 고교 배구의 경기력이 다소 떨어진 상태라고 판단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우리 팀은 현재 국내 선수가 14명이고, 팀을 재건하는 중이라 신인 선수를 많이 뽑았다"라고 말하면서도 "대학, 고교에서 뛰던 선수를 바로 투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프로와 대학 배구 사이에 격차가 큰 편"이라고 밝혔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도 "이번 드래프트에 나선 선수들 절반 이상이 선택받지 못한 건 정말 안타깝다"며 "냉정하게 대학 배구의 경기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드래프트에서 뽑힌 대학 졸업예정자(4학년)는 7명이었다. 대학 졸업 전에 프로에 진출하는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 배구의 경기력이 떨어졌다.

물론 선수의 '조기 프로행'을 막을 명분은 없다.

후 감독은 "배구계 전체가 대학 배구 경기력 향상을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배구를 즐기는 유소년들은 확실히 늘어났다. 하지만, 유망주를 발굴하는 시스템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며 "(세계 최정상급으로 올라선) 일본은 학창 시절에 기본기를 확실히 가르쳐 프로에서는 전술만 익힌다고 한다. 우리는 프로에 오면 기본기를 다시 익힌다"고 '유소년 엘리트 배구' 저변이 약화한 현실을 지적했다.

2023-2024시즌부터 도입한 아시아쿼터는 V리그 경기력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됐지만, 국내 선수들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기존 외국인 선수에 아시아쿼터 선수까지 등장하면서 모든 구단 주전 두 자리에 외국인 선수가 자리 잡았다.

감독들은 아시아쿼터가 신인 드래프트 최저 취업률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V리그 경기력 강화 등의 순기능이 있는 아시아쿼터를 당장 손볼 수도 없다.

프로배구 관계자이자, 어린 선수들의 배구계 선배인 감독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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