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쉰들러’ 천기원, 혐의 부인…“맹장염인지 눌러본 것”
[앵커]
탈북 미성년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천기원 목사의 첫 재판에서 천 목사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성추행한 사실 자체가 없고, 피해자 1명에 대해서 맹장염인지 확인하기 위해 배를 눌러본 게 전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탈북 미성년자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였던 '두리하나 국제학교'.
학교 설립자이자 교장이었던 천기원 씨가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들어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제보가 KBS에 접수됐습니다.
[피해자/지난 8월/KBS 뉴스9 : "점심시간 때 올라와 가지고, 침대에 걸터앉아서, (침대) 커튼 안쪽으로 손 넣고, 가슴이랑 배 쪽 만지고, 앞의 친구랑은 대화하고. 너무 당황스러워 가지고 몸이 안 움직였어요."]
경찰과 검찰은 피해자 6명이 모두 8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KBS의 성추행 의혹 보도 이후 천 씨는 구속됐고,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첫 재판에서 천 씨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천 씨 변호인은 "성추행 행위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1명에 대해서는 "배가 아프다고 해서 맹장염인지 확인하기 위해 배를 누른 적은 있지만, 성추행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호인 주장에 '같은 의견이냐?'는 재판부 질문에 천 씨는 짧게 "네"라고 답했습니다.
변호인은 진술서 등 피해자 작성 문서에 모든 이름이 가려져 내용 파악이 어렵다면서, 이름이 적힌 문서를 보고 증거에 대한 부동의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3일 재판을 열어 증거를 채택하고, 그 다음 재판부터 피해자 증인 신문을 한다는 방침입니다.
천 씨는 1999년부터 북한 주민 천여 명의 탈북을 도와 '아시아의 쉰들러'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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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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