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강사·현직교사도 ‘탈세’…줄줄이 드러난 ‘사교육 카르텔’ 민낯
“악의적·지능적 탈루행위…모든 수단 활용해 강력히 대응”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학원비를 현금이나 차명 계좌로 받아 신고를 누락하거나, 직원 급여로 과다 지급한 뒤 페이백 형태로 돌려받은 학원 업체들이 다수 적발됐다. 법인 비용으로 명품 의류를 구입하고, 슈퍼카를 업무용 차량으로 둔갑시켜 경비 처리한 스타강사들의 탈세 행위도 대거 드러났다. 일부 현직 교사들은 학원으로부터 문제 출제 명목으로 대가를 받으면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세청은 현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세무조사를 단행해, 사교육 분야에서 벌어지던 대대적인 탈세 행위 등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스타강사들은 특수관계법인을 만들어 소득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탈루를 저질렀다. 학원 내 소규모 과외를 운영하면서 과외비를 자녀 계좌로 수취해 우회 증여한 학원 사업자도 있었다. 국세청은 이 같은 사례들을 적발해 200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학원 사업자들은 학원 법인이 소유한 돈을 현금화하거나, 법인에 들어가야 할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원 소유주는 학원 직원들에게 소득을 과다지급하거나 직원 가족에게 가공지급한 뒤, 인건비 경비로 처리하고 지급 금액의 일부를 현금으로 출금하게 해 돌려 받았다. 법인 신용카드를 고급 레스토랑과 특급호텔 등에서 사용하면서 호화생활을 하기도 했다. 가족이 소유한 회사에 용역을 맡기거나 거액의 자금을 무상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제공하기도 했다.
스타강사의 탈세 행위도 적발됐다. 이들은 개인 소득을 법인에 분산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탈루했다. 특수관계법인을 설립해 수취해야 할 강의료나 인세 등을 법인에 귀속시켜 소득을 분산하고 개인 소득세를 축소 신고했다. 고가 미술품, 명품 의류 등 개인 사치품을 구입하는 데 쓴 돈을 법인 경비로 처리하고, 슈퍼카를 업무용 승용차로 둔갑시켜 관련 비용을 경비 처리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사교육 카르텔'에 가담한 대가로 얻은 수익을 탈세한 현직 교사들의 행태도 드러났다. 일부 교사는 학원에 문제를 판매하고 그 대가를 가족 등 차명 계좌로 받아 개인소득세 누진과세를 회피했다. 이 과정에서 학원은 이들의 가족에게 소득을 지급한 것처럼 국세청에 '허위 지급 명세서'를 제출했다. 대부분은 학원에 수차례 반복해서 문제를 판매하고도 '사업 소득'이 아닌 '기타 소득'으로 신고해 소득세를 축소했다.
한편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는 서민과 소상공인 등 신용 취약계층에게 법정이자율이 넘는 초고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수입 신고를 하지 않은 악덕 대부업자들도 다수 적발됐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피라미드 조직을 결성해 신용 취약자에 연 9000% 넘는 초고율로 자금을 빌려주면서, 차명 계좌와 현금을 통해 이자를 수취해 신고를 피했다. 이자 수입으로는 고급 아파트, 호화 요트를 차명으로 구입해 재산을 은닉했다.
생계형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를 착취한 프랜차이즈 본부의 탈루 행위도 드러났다.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서 생계형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가맹비, 교육비 등을 매출로 신고하지 않고, 가족이 운영하는 가맹점 등에서 받아야 할 로열티 대가는 받지 않는 식으로 부당 지원했다. 이밖에도 지인 등 차명 계좌로 장지 분양대금을 받은 장례업자, 불법 온라인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차명으로 수취한 도박자금을 신고하지 않은 도박업자 등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현 정부 출범 이후 246명에게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2200여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는 설명이다. 또 주식·코인 리딩방 운영업자 41명, 코로나 호황 병·의원 및 가담업체 12명, 불법 대부업자 19명, 생활밀접 분야 폭리 탈세자 33명 등 총 105명에 대해 추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고수익을 취하면서도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며 세금을 탈루하는 민생침해 탈세자에 대해서는 더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악의적이고 지능적인 탈루행위에 대해서는 금융거래 현장확인, 포렌식 등 모든 세무조사 수단을 활용해 탈루 세금을 추징하고, 조세포탈·세법질서 위반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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