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모델 한개가 열흘간 쓰는 전력, 전기차 1만㎞ 달릴 수준
AI 사용 늘며 전기 펑펑
글로벌 데이터센터 소모량
세계 16위 남아공보다 많아
韓 인구대비 전력사용 심각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선…
녹색에너지 사용도 좋지만
IT산업 전력사용량 줄여야
최적화된 공급망 구축 절실
◆ 세계지식포럼 ◆
"데이터센터를 통제하지 않으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이 현재 1~2%에서 많게는 20%까지 증가하는 날이 올 수 있다."
세계지식포럼에서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리더들은 인공지능(AI) 때문에 늘어날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기술 발달이 환경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활용이 크게 늘면서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모와 탄소 배출 급증 등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존 콜그로브 퓨어스토리지 창립자 겸 최고비전책임자(CVO)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수록 전력의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퓨어스토리지는 2009년 콜그로브 CVO가 공동창립한 올플래시 스토리지 전문 기업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반 데이터 저장장치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비 속도가 빠르고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 장치보다 밀도를 높이고 설치 공간을 줄여 전력 소비량을 감소시켰다.
콜그로브 CVO는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데이터센터가 급성장하면서 전력 소모가 많아졌다"며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추가 설계를 금지하는 도시가 생기고, 싱가포르는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철저하게 규제한다"고 말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는 202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소비한 전력량이 200~250TWh(테라와트시)로 세계 16위 전력 소비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데이터센터 전력량은 240~340TWh로 글로벌 전력량의 1~1.3%에 달한다.
한국은 제조업 기반 산업구조로 인구 대비 전력 사용이 많은 국가에 속하는 만큼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콜그로브 CVO는 전력 사용량이 갈수록 증가해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에 대한 압박이 점차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비트코인 채굴로 많은 전력이 소모되다 최근에는 AI 활용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량이 급속도로 치솟았다"면서 "AI 모델 하나가 9일간 사용한 전력 소비량이 2만7648kWh(킬로와트시)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기차로 1만㎞를 달릴 수 있는 전력량이다.
콜그로브 CVO는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스템을 제시했다.
전력 소비량이 절감되는 만큼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전력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전자 폐기물이 97% 감소하고 하이브리드 디스크 스토리지보다 96% 적은 공간을 사용한다"며 "에너지 사용량은 경쟁사보다 85% 적다"고 언급했다. 저전력 설계로 데이터센터의 탄소발자국 저감 압박을 해소해주고 2050년 '넷제로' 및 기업의 지속가능성 목표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콜그로브 CVO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세 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첫째는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량을 꾸준히 추적하는 '데이터센터 발자국'을 늘 염두에 두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데이터센터 규모를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전력 폐기물을 덜 배출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품보다는 결과를 중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녹색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절대적인 에너지를 덜 쓰는 게 중요하다"며 "전력 폐기물이 줄어든다면 그것이 좋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적화된 공급망 구축을 꼽았다. 그는 "부품을 제조사로 운송하는 데 얼마나 에너지가 드는지, 광물을 채굴하는 데 얼마의 노동력이 들어가는지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전체 데이터센터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것으로는 민첩성을 꼽았다. 그는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오늘날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미래에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얼마나 민첩한지를 고려해야 하고 결과적으로는 유연한 경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후에는 냉각하지 않고도 조용히 가동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며 "스토리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서버는 불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아영 기자 / 강인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남현희 “성관계 시 분명 남자…고환 이식 주장 믿었다” - 매일경제
- “세상이 무너졌다”…술집 女화장실 ‘툭’ 떨어진 아이폰 보니 ‘맙소사’ - 매일경제
- [단독] 누리호 기술 담긴 하드 떼어갔다…이직 앞둔 직원들 변명은 - 매일경제
- [단독] 로또사업자 돌연교체 알고보니…조달청, 허위서류 확인 못해 - 매일경제
- 전청조 “남현희, 2월부터 재벌 사칭 알았다…가슴 수술 권해” - 매일경제
- 결혼식 입장하다 ‘날벼락’…신부에게 똥물 투척한 여성의 정체 - 매일경제
- “한국서 이런 車는 민폐? 솔직히 타고 싶다”…가족이 더 좋아하니까 [최기성의 허브車] - 매일
- “아이 전학오면 월 320만원에 집도 준다”…파격 제안한 신안군 - 매일경제
- 집집마다 난리에 ‘K가전’ 부상…특허출원도 한국이 1위 - 매일경제
- ‘역시 어린이 인기 No.1’ 이정후 “아직 ML 도전 실감 안 나, 미국 건너가 봐야…”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