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HMM 매각, 국익 잊어선 안돼
최근 국내 최대 국적 원양선사 HMM(옛 현대상선) 민영화 움직임에 국민적 관심이 높으나 그 방향성을 잃은 듯하여 불안하다. 동원, LX, 하림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되었으나 HMM보다 규모가 작은 중견기업들로 최대 8조원까지 예상되는 매각가격조차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정부와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는 연내 매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겨우 정상화 궤도에 오른 국내 최대 국적선사의 미래가 무리한 민영화 추진으로 자칫 다시 어두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적선사는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그 중요도가 특히 높다. 3년 전 팬데믹으로 촉발된 해운시황 급등으로 국내 많은 수출기업들이 고통받는 가운데 정부가 국적선사 협업을 통해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등 국적선사의 위력은 위기에 더 빛을 발했다. 이러한 점에서 국적선사의 새 주인 찾기에는 좀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하락세 국면에 접어들면서 위기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스라엘, 대만 등 일부 국적선사들은 분기 손실까지 기록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HMM 인수기업은 불가피한 손실을 버틸 수 있는 안정적 재무구조 기반으로 향후 저(低)시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환경규제 또한 복병이다. 최근 국제해사기구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선사들의 친환경 움직임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HMM 인수기업은 안정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친환경 투자를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밖에도 2025년 1월 컨테이너 해운 양대 산맥인 2M 동맹 해체가 예고되면서 해운동맹 체제의 대대적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컨테이너 원양운송 시장에서 안정적 서비스 제공과 영업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동맹 가입이 필요하며, 어느 동맹에 가입하느냐가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HMM은 한진 사태 때 동맹 가입에 실패하여 어려움을 겪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 'THE 얼라이언스'에 가입돼 있다.
정부는 이번 민영화를 단순 경제논리에 의거하여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국내 최대 국적선사 그리고 국내 해운업의 중장기적 성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윤주 KAIST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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