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재주는 AI가 부리고 돈은 클라우드가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증가
MS·구글 등 클라우드 올인
세계 컴퓨팅 시장 70% 점유
클라우드 업체 부족한 한국
개인화 AI 온디바이스 주목
챗GPT로 전 세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광풍이 분 지 1년. 과연 AI로 돈을 벌 수 있느냐에 대한 의심이 풀리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신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챗GPT를 쓰는 기관이 1만8000개, 개발자들을 도와주는 AI인 '깃허브 코파일럿' 유료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B2B 시장과 생산성이 중요한 전문가 시장에서 사람들은 AI에 돈을 쓰고 있다.
그런데 AI를 통해 만들어지는 매출의 상당 부분은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들로 가고 있다. '애저'를 제공하는 MS가 대표적이며 아마존 AWS와 구글 클라우드도 AI가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를 크게 늘릴 것으로 보고 여기에 '올인'하고 있다.
클라우드는 인터넷 세계의 '전기'와 같다. 이제는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라고 볼 수 있는 빅테크들은 전 세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놓고 있다. 이들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해 '컴퓨팅 자원'을 '온디맨드(사용량에 따라)'로 고객들에게 판매한다. 전 세계 컴퓨팅 자원 시장을 빅테크 기업 3곳이 70% 차지하며 과점하고 있다.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과 전력 시장의 70%를 미국 기업 3곳이 점령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면 얼마나 높은 집중도인지 알 수 있다.
AI의 효율성이 입증되면 클라우드 사용량은 더 많아진다. AI가 보편화된다는 것은 '딥러닝'을 위한 병렬 연산 컴퓨팅 수요가 늘어난다는 뜻이고, 엔비디아의 GPU처럼 병렬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가 많이 필요해진다는 뜻이다. 현재 이런 컴퓨팅 파워는 클라우드만이 제공해 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런 AI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아직은 없다. 한국 기업이 아무리 좋은 AI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해도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한국 클라우드 기업이 없다면 재주는 'AI'가 부리고 돈은 빅테크 '클라우드' 업체들이 가져가게 된다. 과거 미국의 골드러시에서 큰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결국 철도와 청바지 업체였던 것처럼 말이다.
실망하기엔 이르다. 클라우드와 AI 시장은 앞으로 10배 이상 더 커진다고 본다면 이 시장에서 빅테크들과 경쟁할 한국 대표 클라우드 기업이 만들어질 기회는 반드시 생긴다. 빅테크 클라우드 회사들이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장벽을 칠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만들어 한국 기업들이 다시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또 하나의 기회는 클라우드의 대척점에 있는 '온디바이스(에지)'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과 PC에서 직접 AI를 가동시키려는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이다. 애플과 퀄컴이 이미 여기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이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강자인 한국 기업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덕주 실리콘밸리 특파원 mrdjle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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