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포드 인건비 ‘시간당 1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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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6주간 이어진 파업 끝에 미국 포드 자동차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파격적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 2008년 구제금융으로 살아남았고, 경쟁력도 뒤지는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이 어떻게 이런 임금 인상을 얻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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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6주간 이어진 파업 끝에 미국 포드 자동차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파격적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정규직 임금은 최소 30%, 계약직 등은 두 배 인상된다. 향후 4년 반 동안 생산직은 최대 7만 달러(약 9,400만 원)를 더 받게 된다. 포드의 시간당 인건비가 2027년 88달러(약 12만 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미 은행 웰스파고가 추산했다. 외국 업체 평균은 50달러 중반이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미국 최근 40년 노사 투쟁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감격했다.
□ 2008년 구제금융으로 살아남았고, 경쟁력도 뒤지는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이 어떻게 이런 임금 인상을 얻어냈을까. 미국 차 본고장 미시간주는 대통령 선거에 입김이 큰 주다. UAW 파업이 시작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즉시 달려가 파업 노동자 행렬에 동참한 첫 현직 대통령이 됐고,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도 다음 날 미시간에 날아왔을 정도다. 미 정부 제조업 일자리 보호 정책도 결과적으로 노조 교섭력을 강화했다. 앞으로 임금 인상 파업이 더 자주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9%(연간 기준)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기업들 수익도 예상보다 크게 늘었지만, 정작 기업들은 비관적 분위기라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소비자들이 점점 더 지갑을 닫고 있는 가운데 판매가격 인상으로 인한 일시적 실적이라는 것이다. 또 자동차 업계가 촉발한 임금 인상이 앞으로 얼마나 확산할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 지난 30년간 지속된 기업과 자본 우위 시대가 저물고, 노동자 임금이 장기간 오르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는 예측도 있다.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값싼 노동력을 풍부하게 제공하던 중국도 더 이상 그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탈세계화 속에서 나라별 노동자 교섭력이 강해지고, 은퇴자 부양 부담이 높아져 젊은 세대의 임금 인상 요구도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페인 UAW 위원장 말처럼 노사 관계에 거대한 전환이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정영오 논설위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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