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과 쌍둥이' 이현진 "가장 늦게 불렸지만 언젠간 맨 앞에"

하남직 2023. 10. 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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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22·한양대)의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 '쌍둥이 형' 이현승(22·현대캐피탈)은 모바일 메신저로 말을 걸고, 전화도 했다.

30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V리그 2023-2024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마지막인 20번째로 삼성화재에 호명된 이현진은 "내가 드래프트 현장에 있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걸 알면서도, 현승이가 계속 전화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도 메시지가 엄청나게 쌓여 있다"며 "내가 호명되기 전에 '괜찮다. 먼저 프로에 간 사람이 먼저 기회를 받지만, 늦게 온 사람도 잘할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도 보냈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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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V리그 남자 신인드래프트에서 마지막 20번째로 삼성화재에 지명
이현진의 쌍둥이 형은 현대캐피탈 세터 이현승
삼성화재에 마지막 20번째로 지명받은 이현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양대 아포짓 스파이커 이현진이 30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V리그 2023-2024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마지막인 20번째로 삼성화재에 호명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현진(22·한양대)의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 '쌍둥이 형' 이현승(22·현대캐피탈)은 모바일 메신저로 말을 걸고, 전화도 했다.

30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V리그 2023-2024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마지막인 20번째로 삼성화재에 호명된 이현진은 "내가 드래프트 현장에 있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걸 알면서도, 현승이가 계속 전화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도 메시지가 엄청나게 쌓여 있다"며 "내가 호명되기 전에 '괜찮다. 먼저 프로에 간 사람이 먼저 기회를 받지만, 늦게 온 사람도 잘할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도 보냈더라"고 웃었다.

세터 이현승은 한양대 3학년이던 지난해 10월에 먼저 2022-2023 드래프트에 도전했고, 전체 2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돼 두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 이현진은 대학 졸업을 앞둔 올해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계약금을 받는 1∼3라운드에서 이현진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수련선수는 계약금을 받지 못한다.

사회자가 '수련선수를 지명할 구단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KB손해보험이 전종녕(경기대)을 지명했고, 이후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이 손을 들어 "한양대 이현진"을 외쳤다.

이현진은 이날 마지막으로 불린 선수였다.

이현진은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였다"며 "다행스럽고 기쁘면서도, 이름이 불리지 않은 동기,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프로에 도전하는 '얼리 드래프트'가 프로배구 남자부의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이현진은 대학 4년 동안 차분하게 기량을 키웠다.

1년 먼저 프로 코트에 선 이현승을 통해 프로 생활을 간접 경험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 세터 이현승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얄궂게도 이현진을 지명한 구단은 현대캐피탈의 오랜 라이벌 삼성화재다.

이현진은 "배구하면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아닌가"라며 "현승이는 이미 프로 선수고, 나는 이번에 수련 선수로 지명됐으니 진짜 프로 선수(정식 등록 선수)가 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 나중에 현대캐피탈 경기에 나서면 꼭 현승이를 꺾겠다"고 의욕적으로 말했다.

그는 "부모님께서 형보다 동생인 나를 예뻐하신다. 프로에서도 나를 더 응원하실 것"이라고 주장하며 "현승이가 부모님께 '왜 현진이 경기만 보러 가시나'라고 항의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지만, V리그에서 '쌍둥이 매치'를 벌이려면 이현진은 수련 선수에서 정식 등록 선수가 되는 더 어려운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현진의 주 포지션인 아포짓 스파이커에는 프로구단 대부분이 외국인 선수를 주전으로 택해 벽은 더 높다.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선배들을 모두 존경한다"는 이현진은 "아포짓 중에는 키(195.2㎝)가 큰 편은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에 공을 처리하는 능력이 있다. 왼손잡이도 충분한 이점"이라고 자신이 가진 장점을 강조했다.

물론 "더 성장하겠다"는 의욕도 강하다.

이현진은 "험한 길도 인내하면서 걷겠다. 프로에서는 더 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오늘 나는 가장 늦게 이름이 불린 선수지만, 언젠가는 가장 앞에 서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현승이 보낸 '늦게 온 사람에게도 기회는 온다'는 메시지도 같은 뜻이 담겼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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