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부터 민간 대출까지' 가계대출 본격 죄는 정부
금융당국, 연말까지 스트레스 DSR 도입 목표..은행권 자체 대출 규제 나서
4분기 은행대출 문턱 더욱 높아질 듯
[파이낸셜뉴스]내달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0.25%p 인상된다. 당정이 '외환위기보다 몇 십배 위력이 클 것'이라며 가계부채 위험수위를 경고하고 나선 다음날 가계부채 주범으로 지목됐던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올라 저금리 상품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게 됐다. 가계대출 억제 방안으로 금융당국이 연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전면 도입을 선언한 가운데 시중은행들 역시 도입 준비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당정이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를 누르기 위해 본격 나서면서 은행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1월 3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0.25%p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만의 인상이다. 이번 결정으로 주택가격 6억원·부부 합산 연 소득 1억원 이하 대상의 우대형 금리는 연 4.50%(10년)∼4.80%(50년)로 오른다. 저소득 청년·신혼가구·사회적 배려층에 대한 금리는 최대 0.8%p의 추가 우대 금리를 받을 경우 최저 연 3.70%(10년)∼4.00%(50년)로 조정된다.
금융당국과 주금공은 지난 1월 소득에 상관없이 최대 9억원의 주택을 담보로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했다.
일반형은 6억원 초과 주택 또는 연봉 1억원 초과 차주를 대상으로 했는데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지난 9월 27일부터 공급을 중단했다. 금리도 이번까지 두 차례 인상하는 등 점차 대출 길이 좁아지고 있다.
이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주담대부터 신용대출까지 가계부채가 전반적으로 치솟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4조8018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4723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월 증가폭이 2년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주담대도 같은 기간 2조2504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도 1년 11개월 만에 반등하며 5307억원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 위해 은행권이 변동형 상품 대출 시 적용하는 가산금리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스트레스 DSR이란 변동금리 상품에 대해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더한 추가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제도다. 가산금리가 적용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면서 대출 한도는 그만큼 줄어들어 대출 총량 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과거 고금리 시점과 현시점의 금리를 비교해 가산금리를 설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역시 대출금리 추가 인상을 통해 자체 대출 규제에 나선 상태다.
실제 신한은행은 오는 11월부터 주담대 중 신규코픽스, 신잔액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상품의 가산금리를 0.05%p 높인다. 전세자금 대출과 신용대출 중 1년물 이하를 지표로 하는 상품의 가산금리도 0.05%p 인상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비대면 주담대 대출상품의 금리를 0.15%p 높였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중순께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p 인상했다. 농협은행도 지난 17일부터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p 높였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서도 올해 4·4분기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4·4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1로 전분기 대비 9포인트 하락했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이면 대출 태도를 완화할 것이라고 답한 금융사들이 많다는 의미이고 음(-)이면 그 반대다.
한은은 "정부가 지난 9월 13일 장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리방안을 실시한 것 등을 반영해 가계주택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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