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팀 평가, 선수들에겐 동기부여” 독 품은 구나단 감독
“항상 그랬어요. 우릴 약팀으로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약체’ 취급을 받은 인천 신한은행의 수장 구나단 감독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신한은행은 30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3~2024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지난 시즌처럼 또 약체로 평가됐다.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팀’을 뽑는 설문 조사를 했는데, 신한은행은 팬과 선수, 미디어 투표 모두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4강에 들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경기력을 보이더니, 끝내 4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신한은행은 ‘맏언니’ 한채진이 은퇴했고, 주축 선수 중 한 명인 유승희가 트레이드를 통해 아산 우리은행으로 이적하는 등 전력 유출이 심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부천 하나원큐에서 김지영을 데려오긴 했지만, 김지영 한 명으로 구멍을 다 채울 순 없다.
어쩔 수 없는 ‘냉정한’ 평가라지만, 구 감독의 기분이 좋을리 만무하다. 하지만 구 감독은 특유의 호방함으로 당당하게 맞섰다. 구 감독은 “우린 항상 그랬다. 오히려 우릴 약하게 봐줘서 고맙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코트 위에서 싸움닭 같은 모습으로 잘 싸워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 감독은 강한 출사표로 5개 구단을 향한 ‘선전포고’까지 했다. 구 감독은 “우리의 출사표는 ‘뚜껑 열고 전쟁’이다. 매년 선수들을 보고 약한 팀이라고 많이 얘기들을 하는데, 어차피 뚜껑을 열고 싸워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선수들에게는 항상 농구 선수가 아니라 여전사가 되라고 말한다. 우린 늘 진짜 전쟁에서 싸운다는 자세로 훈련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전력 차이에 상관없이 늘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신한은행 특유의 농구 스타일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유효할 전망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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